‘AIG를 감옥으로’ 에이아이지(AIG) 최고경영자 에드워드 리디가 18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 분과위원회 청문회장에 도착하자 반전단체 ‘코드핑크’ 회원들이 시위하고 있다. 이날 코드핑크는 ‘AIG, 감옥으로’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AP 연합
미국 보험사 에이아이지(AIG) 보너스 사태가 일부 보너스 수령자의 반납이 시작됐음에도 법적인 강제 회수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에이아이지의 에드워드 리디 최고경영자(CEO)는 18일 하원의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1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은 금융상품 부서의 직원들에게 최소한 절반을 반납하도록 요청했다”며 “일부 직원들은 100% 반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파산 지경의 에이아이지의 구원투수로 임명되면서 단돈 1달러를 연봉으로 받기로 했던 리디는 “이번 보너스는 혐오스럽다”고 인정하면서도 “금융상품 부서에서 최고 인재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보너스 지급을 옹호해 의원들의 분노를 샀다.
하원은 19일 에이아이지뿐 아니라 50억달러 이상의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들이 지난 1월 이후 지급한 보너스의 90%를 세금으로 회수하는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상원도 보너스 수령자에게 35%, 회사에 35%의 세금을 징수하는 법안을 논의중이다.
에이아이지에 대한 법적 조사에 착수한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리디 회장의 조처는 너무 작고 너무 늦은 것”이라며 즉각적인 명단 공개와 전액 반납을 촉구했다.
최대의 주택 담보 금융회사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최고경영자들도 지난해 1백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추가 폭로되는 등 ‘대마불사’라는 이유에서 구제금융을 받은 부실기업의 보너스 문제는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 거액의 보너스 문제가 경제위기에 처한 미국민들의 분노의 분출구로 바뀌면서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회복 대책 마련에 바쁜 의회와 행정부의 발목을 한동안 잡게 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에이아이지의 보너스 잔치에 대한 대책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현재 은행업계에 행사하고 있는 권한과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은 규제 권한을 갖는 새 기관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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