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19일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서 제이 레노가 진행하는 <엔비시>(NBC) 방송의 ‘투나잇 쇼’에 출연했다. 버뱅크/AP 연합
미셸 백악관서 이웃과 텃밭 가꿔
오바마는 현직 첫 ‘투나잇쇼’ 출연
오바마는 현직 첫 ‘투나잇쇼’ 출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이 텃밭과 토크쇼를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갔다.
미셸 오바마는 19일 백악관에서 채소와 과일을 재배할 텃밭의 첫 삽을 뜨며 텃밭 가꾸기 전도사로 나섰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가 만든 ‘빅토리 가든’에 이어 두 번째 백악관 텃밭이다. 백악관 주방 직원들이 선정한 55가지 재배작물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싫어하는 ‘사탕무’는 탈락했고, 지중해산 채소 ‘아루굴라’는 명단에 올랐다.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식사와 백악관 공식 만찬에 오를 식재료는 약 102㎡(30평) 규모의 이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와 과일로 채워진다. 2001년부터 텃밭정원을 가꿔온 워싱턴 밴크로프트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재배와 수확에 참여할 예정이다. 씨앗과 뿌리덮개 등을 사는 데 든 총 비용은 불과 200달러다. 미셸은 “대통령을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가 텃밭에서 잡초를 뽑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의 백악관 텃밭은 정치, 환경적으로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미셸은 “텃밭의 목적은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라며 “나의 희망은 아이들이 가족들을 깨우치고, 그들이 다시 지역사회를 깨우쳐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비료와 운반연료로 많은 석유를 쓰는 기업형 농장을 줄이는 대신 지역사회마다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늘릴 것을 주장해온 유기농단체들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 부부에게 백악관에 텃밭을 만들 것을 권고해 왔다.
같은날 오바마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엔비시>(NBC) 방송의 ‘투나잇 쇼’에 출연했다. 유명 코미디언 제이 레노가 진행하는 이 토크쇼는 가벼운 담소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지만, 이날 오바마는 토크쇼 데뷔 무대를 자신의 경기회복 계획을 국민들에게 설파하는 장으로 삼았다. 오바마는 “에이아이지(AIG) 보너스 지급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는가 하면, 이와 관련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 대해선 “현명하고 침착한 사람”이라며 감쌌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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