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둔 사령관 특수전 전문가로 교체
매키어넌 사령관, 전통적 전투방식 고집하다 경질
매키어넌 사령관, 전통적 전투방식 고집하다 경질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11일 아프가니스탄 주군 미군의 정·부사령관을 특수전 전문가들로 전격 교체했다. 최대 국가안보 과제로 떠오른 아프간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긴급회견을 열어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에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사령관을 지낸 스탠리 맥크리스털 중장, 부사령관에 동아프간 주둔 경력이 있는 현 국방장관 보좌관 데이비드 로드리게즈 중장을 각각 대통령에게 임명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현 사령관인 데이비드 맥키어넌 대장은 맥크리스털 중장의 대장 진급 및 사령관 임명에 대한 상원 인준이 끝나는대로 전역절차를 밟게 된다.
11개월 전 전임 부시행정부에 의해 임명된 맥키어넌 사령관이 통상적인 2년 이상 근무를 마치지 못하고 전격 경질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반적 아프간 전략 재검토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을 총지휘하는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중부사령관이 주도하고 있는 새 아프간전 전략은 특수전과 반군 진압 전술뿐 아니라 탈레반에 맞서기 위한 비군사적 접근까지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아프간전에 대한 새 전략과 임무가 필요하며, 새 군 지도부도 필요하다”는 설명 외에 경질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그는 “군사적 수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몇가지 안 되지만, 군사적 관점에서 더 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 임명된 정·부 사령관은 “반군 진압에 특별히 조예가 깊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간 대통령이 전쟁 수행중인 군 사령관을 교체한 것은 1951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을 해임한 이래 단 몇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핵무기 탑재 폭격기의 무단 비행과 부상병 치료 부실 등의 책임을 물어 고위 장성과 관리들을 해임한 게이츠 장관의 인사 스타일이 이번 인사에도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기갑 병과 출신으로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지상군을 지휘했던 맥키어넌 사령관은 미국의 전쟁 역사상 가장 복잡한 군사적 도전 중 하나인 아프간전을 수행하면서 지나치게 신중하고 전통적인 전투방식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올해말까지 2만1천명 병력 증강 이외에 내년에도 1만명 추가 병력 증강을 요구해온 점, 최근 민간인 135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습, 전반적인 작전 성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이 경질의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사령관에 지명된 맥크리스털 중장은 그동안 특수전사령관, 이라크 주둔군 사령관, 중부사령관 등의 물망에 올랐으나, 2004년 패트 틸먼 상병의 오발사고 사망과 관련해 사실을 은폐한 지휘 책임이 걸림돌이 되어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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