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차례로 씨티그룹 CEO 비크람 팬디트, 로이드뱅킹그룹 회장 빅터 블랑크, 뱅크오브아메리카 CEO 켄 루이스.
BOA 루이스, 회장직 박탈
로이드뱅킹 회장 자진 사퇴
금융위기 책임…자리 ‘흔들’
로이드뱅킹 회장 자진 사퇴
금융위기 책임…자리 ‘흔들’
미국 3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켄 루이스는 지난달 29일 주총에서 회장직을 박탈당했다.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아 최고경영자(CEO) 직함은 지킬 수 있었다. 영국 최대 은행인 로이드뱅킹그룹의 빅터 블랑크 회장은 17일 내년 주총 전에 물러나겠다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했다.
수천만달러의 연봉에 전용기를 타고 다니던 미국 월스트리트와 영국 런던 시티의 최고 경영자들이 수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 은행의 최고 경영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의회 청문회장에 불려나가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매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연봉은 보험회사 에이아이지(AIG)의 ‘상여금 잔치’ 파문 이후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사에서 50만달러를 넘을 수 없게 됐다. 영국 정부도 은행 최고 경영자들의 연봉 제한을 추진 중이다.
켄 루이스는 지난해 모기지(주택금융) 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인수하고,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인수했다. 이 결정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부실은 더욱 커졌다. 루이스는 주주들로부터 손해배상 소송까지 당했다. 로이드뱅킹그룹도 지난해 9월 파산에 내몰린 에이치비오에스(HBOS) 은행을 인수하면서 손실이 커졌고, 인수를 주도한 블랑크 회장은 큰 비판을 받았다. 최근 영국주주협회는 로이드의 투자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6월 주총에서 블랑크의 재신임을 반대하라고 촉구했다.
루이스와 블랑크는 금융위기가 한창인데도 경쟁 기업을 인수해 덩치 경쟁을 하느라 회사의 손실을 키우고, 결국 회사와 자신의 운명마저 위태롭게 했다. 미국 2대 은행인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도 이 은행의 최대 주주가 된 미국 정부에 의해 쫓겨날 수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5일 자산 건전성 평가 결과 자본금 확충을 요구받은 10개 대형 금융사의 경영진과 이사진을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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