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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십자군 환상’이 이끈 이라크전?

등록 2009-05-19 21:19

럼즈펠드, 부시에 전쟁관련 성경구절 인용 정보보고
2003년 3월20일 이라크 침공을 전후해 미국 지도부가 기독교의 ‘십자군적’ 승리감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서가 폭로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이 매일 전세계 정보상황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종합해 보고하는 극비 정보보고인 ‘국방장관 세계정보 업데이트’의 표지는 전쟁과 관련한 성경 구절을 담아 특별하게 편집되어 있었다고 미국의 월간 남성잡지 <지큐>(GQ)가 표지 사본 사진 11장과 함께 18일 폭로했다.

침공 준비가 한창이던 3월3일치 보고서 표지는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에베소서 6:13)의 구절과 함께 동터오는 사막을 배경으로 이라크 진격을 준비중인 탱크의 모습을 실었다. 침공 보름만인 4월3일치 보고서 표지는 “너희는 문들을 열고 신의를 지키는 의로운 나라가 들어오게 할지어다”(이사야서 26:2)라는 구절과 함께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탱크부대의 모습을 실었다. 다른 표지들도 성경구절과 함께 환호하는 이라크인, 기도하는 미군 등 사진들과 함께 편집됐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미 합참 정보참모부는 전쟁 준비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재미있는 표지를 고안했다고 하지만, 침공 이후에도 이런 표지 편집은 계속됐다고 잡지는 보도했다. 국방부 내 일부 관리들은, 외부에 이 사실이 공개되면 이라크전이 종교적 명분을 바탕으로 이슬람을 상대로 싸우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독실한 기독교인인 글렌 새퍼 정보참모(중장)는 이런 우려에 대해 “리처드 마이어 합참의장, 럼즈펠드 국방장관, 그리고 최고사령관(대통령) 자신이 보고서 표지들에 고마워하고 있다”며 성경 구절이 담긴 표지 편집을 계속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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