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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공화당 ‘소토마요르 딜레마’

등록 2009-05-27 20:58

소냐 소토마요르
소냐 소토마요르
인준 반대땐 히스패닉계 반발
찬성하자니 보수층 이반 우려
* 소토마요르: 미 첫 히스패닉계 대법관
“(대법관) 인준 청문회는 소냐 소토마요르(사진)가 아니라 공화당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미국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27일 히스패닉계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소냐 소토마요르 판사의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공화당이 처한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공화당은 진보적 성향의 판결과 정치적 태도를 보여온 푸에르토리코 출신 소토마요르의 인준안을 반대하지 않을 수도, 쉽게 반대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다. 반대하지 않으면 보수적 지지층의 이반을 불러올 수 있고, 무조건 반대한다면 정치적 영향력이 급속히 커진 히스패닉계(중남미계)와 여성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이 아주 예민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역인종 차별주의’로 소토마요르를 공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소토마요르는 과거 “라틴계는 그런 삶을 살지 않은 백인 남성보다 더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발언은 전후 맥락을 뺀 채 그를 역인종주의자로 비판받게 했다. 그는 ‘소수 인종을 배려한 소방관 채용 정책이 부당하다’며 백인 남성들이 낸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소토마요르를 잘못 공격했다간 히스패닉계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27일 “소토마요르는 미국 전역의 모든 히스패닉에게 자긍심을 한껏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대선에서 히스패닉계의 66%가 민주당의 오바마를 지지하면서 공화당은 정권을 내줬다. 공화당으로선 인구의 17%에 달하는 히스패닉계의 불만을 사서는 재집권을 보장받기 어렵다.

낙태 문제도 좋은 공격거리는 아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시민사회단체는 낙태에 우호적인 판결을 내린 소토마요르에 대한 인준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치 전문 <폴리티코>는 “우파가 대법관 인준 싸움에서 분열돼 있다”며, 최근 보수파 내부에서조차 낙태에 대한 강·온파 간 대립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낙태를 원치 않는 의료진의 경우 양심에 따라 시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낙태는 더 이상 보수파의 주요한 공격 소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히스패닉계와 여성계의 반발을 크게 사지 않으면서도, 진보 성향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거부 명분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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