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봉고 온딤바(73) 가봉 대통령
심장마비로…30일간 장례
세계 최장기 집권자인 오마르 봉고 온딤바(73) 가봉 대통령이 숨졌다고 프랑스 언론이 7일 보도했다.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앵>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스페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봉고 대통령이 숨졌다고 보도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가봉 정부도 8일 봉고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장 에예게 은동 가봉 총리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은동 총리는 8일부터 앞으로 30일 동안 장례 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동안 조기를 게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고 대통령은 숨을 거두기 전 바르셀로나 키론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봉고 대통령이 숨졌다는 외신보도가 알려지자, 가봉의 수도 르브리빌의 상점·식당 등은 일제히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서둘러 귀가했으며, 경찰들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봉고 대통령의 아들인 알리 벤 봉고 국방장관이 권력승계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초 봉고 대통령은 오랜 투병 끝에 지난 3월 숨진 부인 에디트 루시 봉고온딤바를 애도하기 위해 국가수반으로서의 직무수행을 일시 중단한 뒤 유럽 여행길에 올랐으며, 같은 달 21일 병원 입원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위중설이 나돌았다. 봉고 대통령은 암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가봉 정부는 건강 검진차 입원한 것일 뿐이라고 건강 이상설을 부인했었다.
봉고 대통령은 1967년 부통령 재직 중 레옹 음바 당시 대통령이 갑자기 숨지면서 42년에 걸친 장기집권의 길에 들어서 사실상 종신 대통령으로 군림해 왔다. 봉고 대통령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어 박정희 대통령 당시인 1975년 북한과의 외교전 차원에서 국빈 대우를 받으며 방한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1984년, 1999년, 2007년 등 4차례나 방한했으며 2007년 방한 당시에는 만해평화상을 수상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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