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압력 미약”
경기회복 조짐으로 인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강하게 대두됐지만, 금리 인상 조처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5일 “정책금리를 현 수준(연 0~0.25%)으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당분간 제로 금리 기조를 계속 운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발표문에서 “경기위축 속도가 둔화되고, 금융시장 여건도 최근 몇달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며 “미국의 경기가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 점진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경기 진단을 내렸다. 이는 최소한 올해 안에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회복 양상이 여전히 불안한데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아직까진 금리 인상이라는 ‘찬물’을 끼얹을 만큼 시장의 ‘과열’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가 기존 발표문에 포함했던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우려에 대한 문구를 삭제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분간은 미약할 것”이라는 점도 동시에 강조한 것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한때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조기 금리 인상설이 대두되면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4% 선에 육박하는 등 금리상승 압력이 커졌다. 또 연준이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0~0.25%로 낮춘 데 이어 모기지 채권과 장기물 국채 직접 매입 등의 수단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했기 때문에 과잉유동성 흡수를 위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발표로 인해 연준이 선제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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