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를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가 징역 15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의 데니 친 판사는 29일 열린 공판에서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은 압도적 규모이며 20년 이상에 걸쳐 벌어졌다”며 이같이 선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징역 150년형은 법원이 선고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이다. 검찰은 지난 26일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메이도프에게 징역 150년형을 구형하고 형량을 낮추더라도 메이도프가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메이도프의 변호사 아이라 소킨은 올해 71살인 메이도프의 나이를 감안할때 징역 12년형이면 충분하다고 맞섰다. 소킨은 이날 “복수가 형벌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고, 방청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까지 지냈을 만큼 유력 금융인이었던 메이도프는, 최대 46%의 수익률을 약속하며 신규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모은 돈의 일부를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주는 일명 폰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아왔다. 확인된 피해자만 4800여명, 피해금액은 650억달러에 이른다. 그가 인정한 혐의는 증권사기, 돈 세탁, 위증 등 11가지다. 그러나 메이도프는 자신이 운영하던 자선재단의 재정이 나빠지자 중역으로 있던 아들에게 사실을 고백해 길고 긴 사기행각을 끝냈다. 체포된 메이도프는 지난 3월 유죄를 인정하고 지금까지 감옥에 갇혀있는 상태다.
검은 양복을 입은 메이도프는 이날 “나는 피해자들의 슬픔과 고통에 책임이 있다”며 “나는 내 가족과 손자들에게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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