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연 권고…“피로해소에 도움” 반발
격렬한 전투나 고된 훈련이 끝난 뒤 담배 한 대를 피우는 군인들의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현실 속 미군들은 앞으로 더는 담배를 피우지 못할지도 모른다.
미국 국방부와 보훈부는 전문가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군들이 전면 금연을 하도록 권고했다. 기지 내 담배 판매 금지는 물론 제복을 입은 모든 군인들의 흡연 금지가 권고에 포함됐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흡연이 단기적으로 군인들의 준비태세에 악영향을 끼치며, 장기적으로는 폐암이나 심장질환 등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군대 내에서 담배와 시가 모두를 앞으로 5~10년 사이에 없애도록 권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때 피해복구를 주도한 러셀 오너 예비역 장군은 “잠도 거의 자지 못하고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해 극도로 피곤할 때 담배 한대를 피우면 도움이 된다”며 군인 금연 계획에 반대했다. 미군 자살률이 치솟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군인 금연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국방부가 군인 금연을 지지하면서도 매점에서는 담배를 할인된 가격에 파는 모순된 정책 또한 논란거리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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