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케네디, 카터 대통령의 닮은점
취임 6개월만에 지지율 하락 카터에 비유
취임 초기 ‘검은 케네디’로 불렸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개월 만에 지지율 하락을 겪으면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비유되기 시작했다. 카터는 ‘재임기간 중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유명했다.
미국의 진보 성향 매체인 리즌닷컴과 리즌매거진의 편집인들인 닉 길레스피와 매트 웰치는 19일 <워싱턴 포스트>에 공동기고한 칼럼에서 “불과 6개월 만에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구상이 실패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동지와 적들로부터 모두 질시를 받았던 ‘카터 컨트리’로 달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주요 근거다.
존 F. 케네디, 지미 카터,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당선 전 무명의 정치 신인이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뉴프런티어를 주창한 케네디가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었던 반면, 카터는 잇따른 개혁정책 좌절, 이란 인질구출 작전 실패, 경제악화 등으로 존재감이 가장 약했던 대통령으로 꼽힌다.
오바마와 카터는 이전 정부로부터 대규모 재정적자를 물려받았을 뿐 아니라, 도덕주의자이며 외교적 난제를 끌어안고 있어 외교와 경제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길레스피와 웰치는 오바마와 카터 모두 도덕주의자들인데다 성공 가망이 희박한 에너지 정책 구상에 빠져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오바마가) 카터 전 대통령처럼 되지 않는 게 그와 미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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