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하메네이 저지로 볼 대신 옷에 입맞춤
동맹관계 ‘균열’ 분석…가시밭길 예고
동맹관계 ‘균열’ 분석…가시밭길 예고
5일 정식으로 대통령으로 취임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사진) 이란 대통령이 출발부터 불안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지난 3일 테헤란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대통령 승인서를 받을 때, 둘 사이 어색한 장면이 나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아마디네자드는 이날 대통령 승인식에서 하메네이에게 승인서를 받은 뒤 볼에 키스를 하려 다가섰다. 그런데 하메네이가 갑자기 손을 들어 아마디네자드를 멈춰 세웠다. 아마디네자드는 결국 볼에 키스하는 대신 하메네이 어깨 옷자락에 키스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신정국가인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가 대통령 당선자를 승인하는 헌법 절차를 따로 밟으며, 대통령 당선자는 최고지도자에게 정식 승인서를 받은 뒤 우호적 제스처로 볼에 키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란 관영 <이르나> 통신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감기에 결렸기 때문”이라고 전했지만, 정치적 동맹관계인 둘 사이 신뢰가 예전만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마디네자드는 사돈을 지난달 하메네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통령 후보로 올려놓았다가 1주일만에 해임하기도 했다. 부통령 후보 해임사건은 이달초까지 문화·정보 장관이 사임하는 등 보수파 내부 균열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도 적어 쓸쓸했다. 개혁파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또다른 대선 후보 마흐디 카루비는 부정선거 논란을 빚은 지난달 대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해, 대통령 승인식도 보이콧했다.
아마디네자드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2005년 최고지도자의 대통령 당선자 승인서를 대신 읽어준 모하메드 하타미 전 대통령도 불참했다. 이란 최고급 성직자 가운데 한명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문가회의 의장 역시 자리를 비웠다.
아마디네자드는 취임 뒤 2주안에 새 내각을 의회에서 승인받아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데, 내각 구성원 해임·사임 파동 등으로 첫 과제부터 풀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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