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캐리커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서 밝혀…“의보개혁 추진 마지막 대통령 될터”
케네디의원 사망 직전 보낸 편지도 소개…연설뒤 개혁지지 껑충
케네디의원 사망 직전 보낸 편지도 소개…연설뒤 개혁지지 껑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의료보험 개혁법안의 연내 통과를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나는 의료보험 개혁을 대의로 내세운 첫번째 대통령은 아니지만, 반드시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하는) 마지막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연내에 개혁을 완료하기 위해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보험 개혁 입법을 둘러싼 논의가 솔직하지 못하고, 공포감을 조성하거나, 이념 논쟁으로 전락했다”며 “싸울 시간은 끝났다. 이젠 행동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민주·공화 양당이 최상의 안을 모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때”라며 초당적 협력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인 4700만명이 무보험 상태임을 강조하며, 워싱턴 정치인들이 이런 시스템을 바꾸는 데 아무런 구실도 않는다면 “더 많은 미국인이 아프고, 더 많은 사람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공화당 쪽에서 의료보험 개혁안 공격의 중요한 무기로 사용했던 ‘데스 패널’(죽음위원회)의 이미지를 빌려 역공한 것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의료개혁안을 촉구한 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바마의 이날 연설은 대체로 총론적 성격이 강했지만, 시청자를 의식한 듯 한마디 한마디를 조목조목 끊어 강조하는 등 설득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연설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 등 각료 전원이 배석하고,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케네디 전 의원의 부인인 비키 등이 총출동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중간중간 여러 차례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총력전을 펼치는 듯한 모습이었다. 미국 대통령이 연초 국정연설 외에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의료보험 개혁의 성패가 오바마 대통령 자신뿐만 아니라 민주당 정권의 내년 중간선거 승리와 정권 재창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연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시엔엔>(CNN)이 연설 전후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의료개혁안 지지율이 연설 초기에는 53%였으나, 연설이 끝난 뒤에는 67%로 올라갔다. 응답자의 29%는 연설 뒤에도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연설에 대한 태도는 양쪽으로 엇갈렸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의료개혁안의 의회 통과를 지지하면서 “오바마가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느라, 개혁안 논쟁을 왜곡시킨 반대파에 대해 너무 소극적이었다”며 더 거세게 몰아붙일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대표적 보수매체인 <폭스 뉴스>는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역임한 데이나 페리노의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의 연설이) 이전과 전혀 다를 게 없다”며 “미국인 대부분은 정부가 의료 시스템을 접수하면, 그들의 가족과 이 나라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설 도중 의료보험 개혁안이 불법 이민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이 “당신, 거짓말하고 있어!”(You lie!)라고 고함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참석 의원이 이처럼 대통령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은 좀처럼 드문 일로, 오바마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연설을 듣고 있던 공화·민주당 의원들도 놀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의보개혁 합시다”-“못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의료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동안(왼쪽 사진) 공화당 의원들이 의료보험 개혁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공화당 의료보험법안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오바마의 이날 연설은 대체로 총론적 성격이 강했지만, 시청자를 의식한 듯 한마디 한마디를 조목조목 끊어 강조하는 등 설득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연설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 등 각료 전원이 배석하고,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케네디 전 의원의 부인인 비키 등이 총출동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중간중간 여러 차례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총력전을 펼치는 듯한 모습이었다. 미국 대통령이 연초 국정연설 외에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의료보험 개혁의 성패가 오바마 대통령 자신뿐만 아니라 민주당 정권의 내년 중간선거 승리와 정권 재창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연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시엔엔>(CNN)이 연설 전후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의료개혁안 지지율이 연설 초기에는 53%였으나, 연설이 끝난 뒤에는 67%로 올라갔다. 응답자의 29%는 연설 뒤에도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연설에 대한 태도는 양쪽으로 엇갈렸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의료개혁안의 의회 통과를 지지하면서 “오바마가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느라, 개혁안 논쟁을 왜곡시킨 반대파에 대해 너무 소극적이었다”며 더 거세게 몰아붙일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대표적 보수매체인 <폭스 뉴스>는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역임한 데이나 페리노의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의 연설이) 이전과 전혀 다를 게 없다”며 “미국인 대부분은 정부가 의료 시스템을 접수하면, 그들의 가족과 이 나라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설 도중 의료보험 개혁안이 불법 이민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이 “당신, 거짓말하고 있어!”(You lie!)라고 고함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참석 의원이 이처럼 대통령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은 좀처럼 드문 일로, 오바마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연설을 듣고 있던 공화·민주당 의원들도 놀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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