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의 지지율 추이
호감도 오바마 추월…표면적으론 “계획없다”
힐러리가 남편 클린턴과 함께 다시 백악관에서 살게 되는 날이 올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은 15일 미국인들의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인기가 더 높다고 발표했다. 오바마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56%인데 반해, 응답자의 62%가 클린턴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클린턴 장관의 호감도가 오바마 대통령을 추월한 것은 민주당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2007년 말 이후 처음이다. 취임 초 78%에 이르던 오바마의 인기가 추락한 데 따른 반사효과다. 클린턴 장관은 최근 방송에서 “대선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12일 <엔비시>(NBC) 인터뷰에서 ‘다시 도전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No)”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는 14일 <에이비시>(ABC) 인터뷰에서도 “대선 경쟁에 나서는데 아무 관심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에서 클린턴이 대선 의지를 완전히 접은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차기 대선의 민주당 후보는 이변이 없는 한 오바마 대통령이 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건 1896년 스티브 클리블랜드 대통령 이후 100년이 지나도록 없었다. 따라서 클린턴의 도전이 이뤄지더라도 2016년이다. 현직 장관이 “대선 도전 의사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5일 “클린턴 장관이 다시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때는 2012년이 아닌, 2016년”이라며 “2014년쯤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면 된다”고 말해 그의 대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워싱턴 포스트>도 13일 “클린턴 장관은 양당을 통틀어 여전히 가장 확실한 여성 잠재 대선 후보”라며 “오바마 대통령도 2006년에 대선 도전을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말해 클린턴 장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2016년 11월이면 힐러리 나이는 69살이다. <폴리티코>는 “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의 첫 당선 때보다 9개월이나 어리다”며 ‘나이’를 문제삼진 않았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그때까지 힐러리가 50% 이상 지지율을 유지하겠느냐”는 데 의문을 나타냈다. 7년이면, ‘제2, 제3의 오바마’가 언제, 어디서 솟아날지 알 수 없고, 그때까지 미국민들의 마음속에 힐러리 클린턴이 계속 남아있을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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