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프간 파병 현황 및 전사자 수
“대통령 임기내 끝내겠다”…미군 3만명 이상 증파할 듯
악화된 여론·당내 반대파·예산 부족 등 난제 많아
악화된 여론·당내 반대파·예산 부족 등 난제 많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드디어 ‘아프간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미국을 국빈 방문중인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자리에서 8년을 끌어온 아프간전을 자신의 ‘임기 안에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철수’가 아닌, ‘승전’을 뜻한다. 지난 3개월간 9차례의 국가안보회의를 통해 내린 결론은 3만명 이상의 대규모 미군 증파다. <에이피>(AP) 통신은 25일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빌어 3만5000명의 증파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 오바마의 전략 스탠리 맥크리스탈 아프간 주둔 사령관이 지난 9월 최대 4만명의 병력 증파를 요구하는 등 군은 탈레반과 알카에다 세력을 정면공격하는 ‘대게릴라전’(counterinsurgency)을, 조 바이든 부통령 등은 대규모 증파보다 무인정찰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해 테러세력의 기지를 정밀타격하는 ‘대테러’(counterterrorism) 전략에 무게를 뒀다. 오바마는 이 둘을 어느 정도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증원 병력은 내년 초 아프간 남부지역, 내년 봄께 동부지역으로 파병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에 증파되는 미군은 전투뿐 아니라, 아프간 현지 군대와 경찰을 훈련시키는 역할도 맡는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농업, 교육, 법, 기술 등의 분야에서 수백명의 전문가도 함께 파견할 예정이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강하게 주장해왔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출구 전략’을 염두에 두고 아프간의 자립 기반을 다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미국은 아프간에서 8~9년 더 주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바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증파를 압박할 태세다. 오바마는 “(미국 이외) 다른 나라와 아프간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감”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부담을 다른 나라도 함께 부담할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아프간에 파견된 나토군은 지난 1월에는 3만1500명이었으나, 현재 4만2000명까지 늘었다. 영국은 앞으로 500명을 더 증파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을 향해서도 군 증파를 요구하고 있다.
■ 오바마의 난관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1일 아프간 전략과 관련한 대국민연설에서 증파 병력 규모만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아프간전 ‘출구 전략’ 등에 대한 방침도 같이 밝힐 예정이다. 아프간 증파에 대한 미국민들의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미군의 아프간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미국민들 사이에선 아프간전에 대한 회의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더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추가 파병을 결정한 것은 패전이나 철수의 경우, 미국의 역내 거점을 잃을 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으로도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추가파병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전을 매듭짓지 못한다면, 오바마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일자리 회복 예산도 부족한데 추가 파병으로 매년 수백억달러의 전비를 충당하기 위한 의회 동의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23일 국가안보팀회의에 참석 대상이 아닌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이 처음으로 참석한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주 아프간 전략을 공식발표하기 전에 우선 추가파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내 반대파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주 아프간 전략을 공식발표하기 전에 우선 추가파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내 반대파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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