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 늘리고 철군은 상황봐서”
국방장관 발언…백악관선 부인
국방장관 발언…백악관선 부인
‘3만명 증파, 그리고 2011년 7월 철군 착수’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대국민 약속이 벌써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논란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지난 2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철군 시기에 대해 “그때 철수할 수 있을진 2010년 12월께 현지 상황을 봐서”라고 말하면서부터다. 게이츠 장관은 3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도 “2011년 7월은 아프간 치안병력에 권한과 책임을 넘기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며 “속도와 철군 규모는 그때 조건에 따를 것”이라고 말해 전날과 비슷한 주장을 이어갔다.
또 게이츠 장관은 이날 아프간 증파 미군의 규모도 필요하면 최대 3000명까지 더 늘리는 방안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도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에 나와 “비록 철수 개시 시점은 제시됐지만 철군 완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2011년 아프간 철수 병력도 극히 소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백악관 쪽은 추가파병과 철군 개시 시점 변경 가능성 등을 일축하고 있다고 <에이비시>(ABC)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처럼 추가파병 규모와 철군 시기 등이 흔들리는 건 아프간전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애초 요구한 증파 규모는 4만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자라는 1만명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으로 채운다는 게 복안이었다. 그런데 3~4일 이틀 동안 회원국 외무장관회의를 연 나토는 25개국에서 약 7000명의 병력을 증파할 것이라고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이 밝혔다. 애초 예상됐던 5000명에서 약간 늘어난 데 그쳤다.
철군 시기도 그때까지 아프간 전황이 회복되고, 아프간 군경의 전투력이 얼마만큼 키워지느냐에 달렸기에 현시점에서 이를 단정적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파병 규모가 더 늘어나고, 철군 시기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주로 군에서 나오고 있는 건 아프간 전황을 바라보는 군의 시각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