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구 지도
캘리포니아·플로리다, 실업률 높고 인구 줄어
텍사스는 오일 붐·세제 혜택 등으로 인구 유입
텍사스는 오일 붐·세제 혜택 등으로 인구 유입
마이크 드 크로토는 미국 북동쪽에 위치한 매사추세츠주 보스톤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한다. 그는 투자자들과 함께 부동산 거품이 절정이던 2006년 따뜻한 남쪽 플로리다의 포트 샤르로테 등지에 은퇴자용 주택 3채를 사들였다. 하지만 세 채 가운데 두 채는 여전히 팔리지 않은 채 비어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경기 한파가 몰아치면서 플로리다주로 유입되는 퇴직자들이 줄어든 탓이다. 2006년 7월 이전 1년 동안 플로리다는 14만1448명의 인구 순유입을 기록했으나, 2009년 7월 이전 1년 동안엔 3만1000명의 인구가 주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경기침체가 미국의 ‘인구지도’마저 바꾸고 있다. 경제 위기가 닥치기 전 북동쪽과 중서부에서 따뜻한 남부 등 이른바 ‘선벨트’와 서부로 몰렸던 인구가 역류하고 있다.
미국 통계청은 23일 지난 1년 동안 인구 유출이 가장 큰 주는 캘리포니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는 2006년만 해도 31만3081명의 인구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올해엔 주 바깥으로 빠져나간 인구가 들어온 인구보다 9만8798명이나 많았다. 캘리포니아의 실업률은 12.3%로 전국 평균(10%)보다 높다. 집값 하락폭도 플로리다, 네바다 등과 함께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경기후퇴가 미국 인구 이동 패턴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며 “부동산 붐으로 인구가 밀려들었던 플로리다와 네바다의 인구가 이제 역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주의 자유가 보장된 어느 사회든 돈과 일자리를 따라 인구가 이동하기 마련이다. 경기침체기에도 오일 산업의 붐과 소득세 면제 혜택, 저렴한 주택가격을 찾아 사람들이 몰리면서 텍사스는 올해 선벨트 가운데 예외적으로 인구가 가장 많이 유입(14만3423명)된 주로 기록됐다. 주의 실업률은 8%로 다른 주들에 견줘 낮은 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유동인구에 의해 뒷받침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미국의 경제 회복에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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