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평화유지군 이선희 소령. 연합뉴스
폐허로 변한 거리 폭동직후 방불
통신마저 끊겨 주민들 불안
통신마저 끊겨 주민들 불안
강진이 일어난 아이티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유엔 평화유지군의 군수담당 장교 임무를 맡고 있는 이선희 소령(여군·43)은 14일 위성전화통화를 통해 “지진 다음날 현지 교민들을 찾아가 확인한 결과 교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소령은 강진 이후 이동전화, 일반전화, 인터넷 등 외부로의 통신 수단이 모두 끊기고, 폐허로 변한 거리가 마치 폭동 직후 모습 같다고 전했다. -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고 하는데. “지진은 이곳 시간으로 12일 오후 4시55분께 일어났는데 당시 평화유지군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갑자기 지붕에 큰 돌덩어리가 우수수 떨어지는 것 같은 굉음이 들렸고, 건물이 상당히 흔들리는 걸 느꼈다. 사무실이 있는 콘크리트 4층 건물이 흔들리는 바람에 냉온수기, 책상까지 다 쓰러질 정도로 진동이 셌다. 30분 정도 진동이 계속됐다. 지진 발생 이후 여진이 20차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아이티의 2층 이상 건물은 거의 무너져서 건물 잔해들이 바닥까지 내려와 있고 도로에 건물 잔해들이 널려 차량 통행이 어렵다. 거리에 다친 사람들이 앉아 있는 등 폭동 이후 모습 같다고 할 수 있다.” -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은. “먹을 것과 물이 제일 필요하다. 외국 구호단체들과 평화유지군이 함께 구호작업을 하고 있다.” - 현지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공포심을 많이 느끼나.
“통신까지 다 두절되어 있기 때문에 불안하고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 한국 교민 안전은. “14일 아침에 유엔 경찰들의 호위를 받아서 교민 66명 대부분이 거주하는 소나피 공단에 가봤는데, 공단 담장이 다 무너져 있었고, 공단 안 컨테이너가 널브러져 있었다. 다행히 교민들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일부 교민 숙소가 파괴됐지만 큰 재산 피해는 없었다. 교민들끼리 사고 직후 비상연락망으로 신속하게 상황 전파를 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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