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현지 도착…파견 미군 1만명 넘어설 듯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큰 구호 작업 가운데 하나를 시작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최악의 지진 참사를 겪고 있는 아이티를 위해 미국이 총력지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서구 고위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로 날아가 아이티에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오늘과 내일,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지도력은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돕는 것에서 나왔다”며 미국이 아이티를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군은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아이티에서 구호 작업을 이끌고 있다. 미국 해군 5000여명이 이미 현장에 배치돼 구호작업과 치안 유지를 하고 있다. 구호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헬리콥터 19대가 실려 있는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아이티 인근 해안에 도착했다. 구축함 히긴스호도 새로 파견됐으며, 미군 최대 의료함정 유에스엔에스(USNS) 컴포트호도 출발했다. 해병대 2200여명, 육군 3000여명도 추가 파견될 예정이어서 아이티 파견 미군은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 정부는 미국에 주요 공항 관제권을 넘겼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이티에서 미국의 영향력 강화는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미국 안에서는 조지 부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금 활동에 앞장서기로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16일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백악관에서 만나 초당적 공조를 약속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구호기금 모금 웹사이트(clintonbushhaitifund.org)도 개설됐다. 미국인들은 휴대전화 기부를 통해 1000만달러 이상을 모았다. 워싱턴의 비영리 기부단체 ‘모바일 기부재단’(MGF)의 짐 매니스 대표는 지난 15일 아이티 피해를 돕기 위한 기부 문자메시지가 초당 1000개씩 몰려들어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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