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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퇴임 앞둔 칠레 대통령, 위기서 빛났다

등록 2010-03-01 20:30수정 2010-03-01 21:44

미첼 바첼레트(58) 칠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58) 칠레 대통령
지진 직후 현장 6곳 방문
다음날 새벽까지 업무조정




아이티와 칠레는 달랐다.

27일 새벽 칠레 남부를 강타한 규모 8.8의 강진은 지난달 12일 아이티를 강타한 규모 7.0의 지진에 비하면 수백배 강력한 것이었지만, 피해는 훨씬 적었다. 수도 산티아고의 통신이 지진발생 5시간만에 회복되고 대부분의 공공서비스가 하루 만에 회복되는 등 발빠른 구조와 재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칠레와 아이티의 차이는 남아메리카 최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칠레와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아이티의 국가경쟁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오는 10일로 임기를 마치는 미첼 바첼레트(58) 대통령의 차분하고 침착한 대응도 큰 몫을 했다. 이는 아이티 대지진 발생 이후 르네 프레발 대통령이 한때 행방이 묘연했던 것과는 극명히 대조된다.

지진 발생이 토요일 새벽이었지만,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등 위기 대응의 전범을 보여줬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지진 발생 직후 피해지역 6곳을 현장방문하고 지방 지도자를 면담한 뒤 이날 밤 9시 대국민연설을 통해 공립학교의 개학을 8일까지 연기하는 조처를 취하는 등 정상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에 칠레 국민들은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50만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2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바첼레트 대통령은 다음날 새벽까지도 정부 각부처의 재난대처 업무 조정에 매진하는 등 퇴임을 앞둔 대통령으로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력을 보여주었다.

28일 오전 각료들과 군장성들을 대통령궁에 소집해 6시간의 정부대책회의를 벌여 일부 약탈이 벌어진 콘셉시온 지역 등에 대한 계엄령에 서명하고, 줄을 선 피해주민들에게 슈퍼마켓의 음식을 공짜로 배포하는 응급조처를 지시하기도 했다.


칠레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바첼레트 대통령은 중도적 사회주의자이자 자유무역주의자로서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을 그대로 관철시킨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국가적 재난에서 용감하고 차분하게 대처했던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뒤를 이어 기업가 출신의 중도우파인 세바스티안 피녜라(60)가 취임한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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