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회장 요트관람 비난하더니 주말 필드 나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유유출 당사자인 비피(BP) 쪽과의 담판으로 200억달러 보상 약속을 받아냈지만, 원유유출 사후대처에 대한 미국민들의 원망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정치적 악재만 계속 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말인 19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게 구설에 올랐다. 정치전문매체인 <더 힐>은 오바마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 마빈 니콜슨 백악관 출장담당 국장, 데이비드 카츠 에너지부 에너지효율홍보담당 국장 등과 함께 5시간여 동안 골프를 즐겼다고 20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주일 전인 12일에도 레이 러후드 교통장관 등과 골프를 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이은 주말 골프는 비피의 최고경영자(CEO) 토니 헤이워드가 자신이 소유하는 요트가 참가하는 영국의 요트경기 관전을 위해 휴가를 낸 것을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이 강하게 비판한 것과 비교되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민관합동 걸프연안 복구계획의 담당자로 해군성 장관인 레이 머부스를 지명한 것도, 환경단체 쪽으로부터 “현재 걸프만 사태는 파트타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해군성 장관과 복구계획 담당 둘 중 하나를 포기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비피가 멕시코만 해저 유정에 있는 방폭시설을 제거할 경우, 원유 유출량이 정부 예상치의 두 배에 가까운 하루 최고 1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는 비피 내부 문서가 공개돼 미국민들의 불안과 원성이 더 커지고 있다. 미 하원 에너지·환경 소위원회의 에드 마키(민주·매사추세츠) 위원장이 20일 공개한 비피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비피는 최악의 경우 하루 유출되는 원유의 양이 5만5000~1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정부 조사단이 최근 발표한 추정치인 하루 6만배럴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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