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미군 기밀문서 40여만건 공개 임박
백악관 “안보 위협될수도…국방부에 반환해야”
백악관 “안보 위협될수도…국방부에 반환해야”
내부고발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예고한 미국의 이라크전 기밀문서 공개가 임박하면서, 미 국방부가 비상에 들어갔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17일 전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7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전 기밀문서 약 7만7000건을 인터넷에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는데, 이번에 공개되는 이라크전 기밀문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약 4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데이비드 러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수주 전에 꾸려진 태스크포스팀 120여명이 이라크전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며 “위키리크스의 이라크전 기밀문서 공개가 줄 충격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할 예정인 기밀문서가 아프간전에 비해 양도 5배가량 많은데다가, 내용 중에서도 중요 기밀 사항이 포함된 문서가 있는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방부는 연합군이 받은 공격과 이라크 군경 등에 대한 주요 정보가 담긴 ‘중대한 활동 문서’(SIGACTS)의 공개를 우려하고 있다. 미군의 전투 활동, 민간인 사상자 등에 대한 내용도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팬 대변인은 위키리크스에 이라크전 기밀문서를 국방부에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위키리크스에는 적당한 전문가가 없다. 기밀문서에서 단순히 사람들 이름을 지운다는 식으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밀문서를 일부 편집하는 식으로는 안보 위협 우려를 잠재울 수 없으니, 문서를 국방부에 반환하라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위키리크스가 7월 아프간전 기밀문서를 공개했을 때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일며, 백악관까지 “무책임한 기밀누설”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엔엔>(CNN) 방송은 17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8월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위키리크스의 아프간전 기밀문서 폭로로 민감한 정보소식통이나 정보수집 방법이 위태롭게 되지는 않았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 편지에서 미군에 협력한 일부 아프간인들이 보복을 당할 수는 있다고 우려했으나, 이와 관련한 보복 사례가 미국 국방부에 접수된 일은 아직까지 없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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