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언론에 자료 건네
외국 지도자들 부패도 담겨
외국 지도자들 부패도 담겨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전세계 수천명의 미국 외교관들은 어느날 아침 일어나 기밀외교문서 보관소가 일반인들이 검색 가능한 형태로 공개된 것을 알고서 심장마비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내부고발 폭로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아프간전 및 이라크전 관련 문서를 넘겨준 혐의로 기소된 이라크 주둔 미군 분석병 브래들리 매닝(22) 일병이 지난 4월 체포되기 전 한 해커와 인터넷 채팅에서 했던 말이다.
매닝의 이 경고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위키리크스는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 약 300만건의 미 국무부 비밀 전문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위키리크스가 과거 두차례 공개 때 미리 문서들을 전달했던 미국 <뉴욕 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독일 <슈피겔> 이외에 프랑스의 <르몽드>와 스페인의 <엘파이스>에도 동시 공개에 앞서 사전에 자료를 넘겨줬다고 전했다.
공개될 미 국무부의 비밀전문들에는 외국 정부와 지도자들의 부패에 대한 내용들도 포함돼 있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수행에 엄청난 난관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 국무부의 외교 전문은 전세계에 파견된 미국의 각급 대사관과 영사관에 소속된 미국 외교관들이 외국정부 관리나 민간인들과의 접촉 내용 등을 보고하는 일일보고들이다. 외국 정부들에 대한 매일매일의 분석과 솔직한 평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 내용뿐 아니라 이들의 신분 등이 공개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필립 크라울리 국무부 대변인은 “가까운 장래에 전문 공개가 이뤄질 것임을 외국 정부들에 고지해왔다”며 파장을 줄이기 위해 관련국 정부와 미 의회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위키리크스는 대표인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 스웨덴 정부가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한 지 나흘 만인 지난 22일, “이라크전 관련 비밀 문서 40만건의 7배”에 달하는 문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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