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제리드 리 로프너(22)
미 ‘애리조나 쇼핑센터 총기난사’ 충격
“영어하는 이들이 없다” 평소 이민자에 강한 적대감
총맞은 의원, 의보개혁 찬성하다 살해 협박 받기도
“영어하는 이들이 없다” 평소 이민자에 강한 적대감
총맞은 의원, 의보개혁 찬성하다 살해 협박 받기도
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쇼핑센터에서 총기를 난사한 제리드 리 로프너(22)의 범행 동기는 명확하지 않다.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이민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그가 정치적으로 보수주의적인 시각을 지녔고, 이것이 범행의 주요한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수사당국은 자신을 로프너라고 밝힌 한 남성이 사건이 있기 전에 정부를 비판하고, 범행을 암시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것을 파악해 조사중이다. 로프너는 동영상에서 “정부는 문법을 통제해 사람들의 마음을 제어하고 세뇌하고 있다”, “정부를 믿을 수가 없다”고 말하거나, 현재의 통화제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새로운 통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지만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고 횡설수설하는 것처럼 들린다. 애리조나주 피마 카운티의 클래런스 듀프닉 보안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범인과 동행한 것으로 보이는 한 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해 공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로프너가 불행한 과거를 갖고 있으며, 정신적 문제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프너는 투손에서 자라 인근의 커뮤니티컬리지를 다녔고, 2008년 미 육군에 지원했으나 떨어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동창들과 이웃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않고 늘 혼자 다녔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입고 다니곤 했다. 로프너는 유튜브에 자신이 좋아하는 책으로 아돌프 히틀러가 쓴 <나의 투쟁>,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소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앵무새 죽이기> 등을 좋아한다고 꼽았다.
그가 개브리엘 기퍼즈(40·민주·애리조나) 연방 하원의원을 겨냥한 이유로 연관지을 수 있는 것은 그가 “기퍼즈 의원 지역구 사람들 중에 문맹률이 높다”는 점에 불만을 터뜨린 대목과 “(점점) 영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말한 점이다. 이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주는 반이민정책 추진으로 논란을 빚었고, 기퍼즈 의원은 이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애초 공화당원이었던 기퍼즈 의원은 30살에 민주당 소속으로 애리조나주 하원의원에 당선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불과 2년 뒤엔 애리조나 최연소 상원의원이 되면서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이어 2006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지역에서 폭넓은 활동을 벌여 공화당으로부터도 ‘똑똑한 에너자이저 토끼’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경통제 강화와 총기 소유에 찬성하는 등 민주당 안에선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에 속한다.
1996년 코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할아버지가 설립한 타이어 회사인 ‘엘 캄포’를 물려받았으나, 2년 뒤 이를 굿이어타이어에 매각했다. 해군조종사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인으로 오는 4월 인데버호에 탑승할 예정인 남편 마크 켈리(46)와 두 자녀가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구제역, ‘동양 최대’ 대관령 목장까지…한우 시험장도 비상
■ 정동기 학력의혹까지…“부산서 서울까지 통학?”
■ 미국 ‘애리조나 쇼핑센터 총기난사’ 충격
■ 경쟁 도박사이트 해킹 ‘사이버 조폭’
■ 펄쩍 뛴 고등어값 “장보기 겁난다”
■ 조광래호, 1차전 징크스 털어낼까
■ 수요일 ‘푸른밤’엔 여배우를 만난다
개브리엘 기퍼즈(40·민주·애리조나)
■ 정동기 학력의혹까지…“부산서 서울까지 통학?”
■ 미국 ‘애리조나 쇼핑센터 총기난사’ 충격
■ 경쟁 도박사이트 해킹 ‘사이버 조폭’
■ 펄쩍 뛴 고등어값 “장보기 겁난다”
■ 조광래호, 1차전 징크스 털어낼까
■ 수요일 ‘푸른밤’엔 여배우를 만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