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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미-중남미 새로운 협력시대로”

등록 2011-03-22 21:30

칠레서 ‘피노체트 지원’ 과거사 간접적 사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와의 새로운 협력관계 구축을 역설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남미는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공고해진 중남미는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안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남미 국가들은 과거 독재정부가 국민의 인권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미국은 친미정권이라는 이유로 이들 독재정부를 지지하면서 정치·경제적으로 얽혀왔다. 그러나 중남미에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중남미와 마찰을 빚어왔다. 오바마가 리비아 사태 와중에도 중남미 순방을 강행한 것은 중남미와의 새로운 협력을 추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 중남미는 자원이 풍부한데다, 최근 빠른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는 전날 칠레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와의 회견에서 “미국은 중남미와 평등주의에 입각한 동맹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973년 피노체트 쿠데타를 미국이 지원한 데 대해 사과하고 과거 인권침해사례 조사를 위해 미 행정부 자료를 제공할 용의가 있느냐’는 칠레 기자의 질문에 “고려해 보겠다”면서도 “역사의 덫에 묶여서는 안된다”는 다소 모호한 표현을 썼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칠레는 독재자들이 대규모 민중봉기에 직면한 아랍국가들에 모범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1973~1990년 집권)과 같은 중남미 지역의 독재자들을 지원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지난 1973년 칠레의 피노체트 장군은 탱크, 전폭기를 동원한 쿠데타로 선거를 통한 최초의 사회주의 정부인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를 무너뜨렸다. 아옌데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쿠데타군과 교전을 벌이다 숨졌다. 당시 리처드 닉슨 미 정부는 이 쿠데타를 지원했고, 그후로도 미국은 피노체트 정권을 꾸준히 지지했다. 피노체트 치하 칠레에서는 2만7000여명이 수감되고 3200여명이 피살 또는 실종됐으며, 50만명이 망명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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