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마일 방사능 유출 32년
미국인 47% “신규 건설 반대”
‘일본 사태’에도 핵의지 그대로
미국인 47% “신규 건설 반대”
‘일본 사태’에도 핵의지 그대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30여년 만에 추진되는 신규 원전 건설계획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6일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조지아주에 건설되는 2기의 원자로 건설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켜 신규 원전 건설의 주요한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보도했다. 조지아주에 건설될 원전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32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스리마일 사고는 미국 원전 건설의 암흑시대를 가져왔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원전을 건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계획중이던 129기의 원자력발전소 중 이미 짓고 있던 53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모두 취소했다.
그런데 지난달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2년 만에 새로운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일자리 창출, 미래 에너지 확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 원전 르네상스’의 선포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 <시비에스>(CBS)가 22일 발표한 원전 건설 지지 여부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3%만 찬성하고, 반대가 47%로 더 많았다. 가동중인 미국의 원자로 가운데 절반 이상이 30년을 넘어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오바마 행정부는 “원전 계획은 그대로”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전력 수요는 앞으로 20년 동안 20%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신재생에너지는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당장은 원전을 능가할 수 없다. 원전 환경영향평가 통과는 ‘후쿠시마’가 미국의 ‘원전 르네상스’ 의지를 꺾을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이 원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내년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에게는 원전 건설 추진이 큰 장애로 등장할 수도 있다. 오바마는 모험을 하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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