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미국 대통령 부인 탄 비행기 아찔한 선회
최근 관제탑 졸음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미국에서 이번엔 퍼스트레이디가 탄 비행기가 아찔한 순간을 당했다. 관제사가 잠든 건 아니지만, 통제 실수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사진)을 태운 항공기가 18일 오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 공항에 착륙하려다 주변의 다른 비행기와 너무 근접해 공항 주변을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미셸은 뉴욕에서 부통령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방송에 출연한 뒤 워싱턴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이들을 태운 보잉 737 항공기가 이날 오후 5시30분께 앤드루스 공항에 착륙을 시도할 때, C-17 군용 수송기 1대가 먼저 이 공항에 접근해 있었다. 공항 이착륙 때 항공기 간 간격은 최소 5마일(8㎞)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당시 두 비행기의 간격은 불과 3마일. 앤드루스 공항은 C-17 수송기가 착륙한 뒤 활주로를 벗어나기 전에 미셸을 태운 항공기가 착륙할 가능성을 우려해 미셸이 타고 있는 항공기에 대한 착륙을 보류하고 공항 주변을 선회 비행하도록 조치했다.
미 연방항공청 쪽은 19일 경위조사에 들어갔다. 워렌턴에 있는 레이다 기지의 관제사가 미리 두 비행기의 간격을 떨어뜨리도록 조절하지 못했고, 앤드루스 공항 관제사도 두 비행기의 간격이 점점 가까워질 때까지 조치를 내리지 않고 머뭇거리다 막판에야 조치를 취한 점 등 때문에 관제사들의 통제 실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청은 이날 실수를 가장 심각한 단계인 ‘A’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공항교통 통제시스템과 관련된 정부 관계자는 “이런 일은 매우 자주 있는 일이다. 불행히도 이번에는 대통령 가족이 탄 비행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 국내에서 일어난 관제 실수는 모두 1869건에 이른다. 최근에는 24시간 개방하는 공항에서 관제사들이 졸아 관제탑의 유도없이 착륙한 사례들이 보도됐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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