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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관타나모 ‘가혹행위’ 다시 수면위로

등록 2011-04-25 20:31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추이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추이
‘가디언’ 등 “개처럼 노끈에 묶고 용변…” 문서 공개
현재 172명 수감…오바마 ‘폐쇄 공약’ 이행의지 약해
미국 해군기지가 있는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된 수감자들에 대한 가혹행위 내용이 담긴 미 정부의 서류가 <뉴욕타임스>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을 통해 25일 공개됐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폐쇄’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사실상 실현되지 않은 채 현재 172명이 수용돼 있다.

이날 공개된 관타나모 관련 서류를 보면, 수감자들의 상당수가 뚜렷한 혐의점이 없거나 고문에 의한 자백을 근거로 오랜 기간 수감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감자 중에는 치매를 앓고 있는 89살의 아프가니스탄 주민과 14살 소년도 있었다. 또 한 수감자는 그가 탈레반의 감옥에 갇혀있어 탈레반의 심문 기술을 알아낼 수 있다는 이유로, 또 다른 수감자는 택시 운전사로 카불 등의 지리를 잘 안다는 이유로 관타나모에 수감되기도 했다. <알자지라> 소속의 한 기자도 6년간 관타나모에 수감됐는데, 그동안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가 오사마 빈 라덴을 인터뷰하게 된 경위 등을 심문당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가혹행위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진행됐다는 흔적도 많이 발견됐다. 물고문, 잠 안 재우기, 추운 곳에 놔두기 등의 다양한 고문 또는 가혹행위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100여명의 수감자들이 우울증 등 정신병적 증상을 겪었고, 단식투쟁, 자살시도 사례도 많았다. 항공기 납치 용의자로 수감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모하메드 카타니라를 개처럼 노끈에 묶어놓고 그 자리에서 용변을 보게끔 하기도 했다.

수감자 중에는 석방 뒤, 지금은 리비아 반군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01년 파키스탄에서 붙잡힌 리비아 국적의 아부 서피안 이브라힘 아메드 하무다 빈 쿠무(51)는 알카에다 조직원이라는 혐의로 2005년까지 수감됐다. 1980년대 리비아 군대에서 탱크 운전병으로 활동했던 그는 리비아 감옥에 갇혔다가 1993년 탈출해 이집트를 거쳐 당시 오사마 빈 라덴이 통치하고 있던 아프간으로 도망갔다.

그를 붙잡은 미국은 당시 리비아 당국에 그의 신원정보를 의뢰했고, 리비아 쪽은 그가 알카에다 소속으로 마약거래, 살인, 무장공격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리비아 반군의 일원으로 다나 지역 포병대대의 부대장을 맡아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 문서들은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유출한 수십만개의 미 정부 파일 중 일부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폐쇄 공약이 무산되고 있는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초반에는 의료보험 개혁에 몰두했고,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에 대해선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과 정부 안에서도 상당한 반대에 부딪쳤다”며 “또 백악관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위해 애쓴 흔적은 거의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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