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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의회, 동료의원 비리에 ‘채찍’

등록 2011-05-13 22:12수정 2011-05-13 22:38

‘혼외정사·선거법 위반’ 엔선 상원의원 사퇴 뒤에
윤리위서 22개월간 조사…사법당국에 수사촉구
2000년 이후 미국 상원의원(네바다주)으로 활동해오고 한때 공화당 대선주자로까지 꼽혔던 존 엔선(53) 전 상원의원. 하지만 선거법과 의원 윤리규정 위반 논란으로 사임한 그에게 동료들의 잣대는 혹독할 정도로 엄격했다.

미 상원 윤리위원회(위원장 바버라 박서·민주)는 12일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엔선 의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이미 사퇴한 그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선거참모였던 유부녀와 혼외관계를 맺었고, 문제가 불거진 뒤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이 여성의 남편에게 그의 부모가 ‘입막음용’으로 9만6000달러(약 1억원)를 제공했으며, 이 남편과 관련된 부적절한 로비스트 활동에 개입한 혐의를 받아왔다. 엔선은 혼외관계는 인정했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불법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해오다, “(상원 윤리위가) 나에 대한 조사를 끝내 내 가족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란다”며 지난 3일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사퇴가 동료들의 조사를 덮진 못했다. 전직 검사를 특별조사관으로 임명해 22개월 동안 72명의 증인과 접촉하며 조사를 벌여온 윤리위는, 이날 8개의 증거물과 75쪽의 보고서를 사법당국에 제출했다.

상원 윤리위가 문제 삼는 엔선 의원의 불법 혐의점은 크게 3가지다. 하나는 엔선과 혼외관계를 맺었던 선거참모의 남편에게 건네진 9만6000달러에 불법 기부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기업체 로비스트로 활동한 그 남편을 도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실이 알려진 뒤, 해명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했고, 관련 문서를 없애고 이메일을 지우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엔선이 관련된 로비 건 외에 혼외관계 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엔선과 선거참모 신시아 햄프턴과의 관계는 2007년부터 1년여간 지속됐다. 문제가 불거진 뒤 2008년 엔선의 부모는 신시아의 남편 더글러스에게 9만6000달러를 줬고, 엔선은 그를 기업체에 취직시켰다. 더글러스는 이후 기업체 로비스트로 엔선과 접촉했다. 연방법상 상원 보좌관은 퇴직 1년 이내에는 상원 관련 로비활동을 못 하도록 하고 있다.

엔선 쪽 변호인단은 “엔선 전 의원은 위법행위를 한 게 없다”며 “또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의원직을 사퇴하며 스스로 최고의 제재를 가했는데 사법당국의 수사까지 이어지는 건 너무하지 않으냐”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원 윤리위 특별조사관인 캐럴 브루스는 “그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더라도 윤리위 조사에서 드러난 증거들은 의원직 박탈을 검토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도덕성을 강조하는 보수적 인사였던 엔선 의원의 지난 3일 상원 고별 연설장은 텅 비어 있었다. 햄프턴 부부는 현재 이혼 수속을 밟고 있으며, 남편 더글러스는 검찰에 기소됐고, 아내 신시아는 파산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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