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동의없이 군사행동 참여…반전 의원 10명, 위헌소송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리비아 내전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근거를 둘러싸고 헌법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은 15일 “리비아에서 미군의 역할은 지원 임무이기 때문에 리비아 군사 개입은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리비아 군사 개입 관련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리비아 내전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은 정당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서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항변한 것이다.
미 하원은 지난 3일 행정부에 리비아 군사 전략의 목표를 설명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14일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행정부가 리비아 군사 개입에 대한 의회의 공식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리비아전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17일까지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국외에서 60일 이상 전투를 벌일 때 의회의 동의를 얻되, 이 기간 내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다시 30일 안에 철군을 시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지속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은 현재의 군사 개입 임무를 명령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전 성향의 데니스 커시니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민주·공화 양당 하원의원 10명은 이날 워싱턴 연방법원에 미국의 리비아 군사 개입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커시니치 의원은 소송 제기 이유에 대해 “리비아 전쟁 참여는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그동안 리비아에서의 군사 작전과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현재까지 쓴 돈이 모두 7억1500만달러(약 777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방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정한 작전 시한인 9월30일까지 총 11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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