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출신 호세 바르가스 “18년 불법체류” 고백뒤
‘디파인 아메리칸’ 설립, 드림법안 통과 등 주력
‘디파인 아메리칸’ 설립, 드림법안 통과 등 주력
<워싱턴 포스트>에서 ‘특종 제조기’로 이름을 날렸던 전직 기자가 미국 이민법 개혁 운동가로 변신했다. 2008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호세 바르가스(30)가 그 주인공이다. 필리핀에서 출생해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지난달 경쟁지인 <뉴욕 타임스>에 ‘불법이민자로 18년 동안 신분을 숨기며 살아왔다’고 고백하는 글을 실어, 이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킨 인물이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바르가스가 이민법 개혁을 위해 청원 활동을 하고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우기 위해 최근 ‘디파인 아메리칸’(Define American)이란 단체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바르가스는 이 단체의 누리집에 불법이민자로 살아온 자신의 18년 삶을 ‘고백’하는 동영상을 올려놨다. 동영상에선 12살 때 조부모가 있던 미국에 혈혈단신으로 보내진 필리핀 소년이 16살 때 자신의 영주권(그린카드)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 줄곧 따라다녔던 불법이민자로서의 불안감이 오롯이 드러난다.
불안감은 <워싱턴 포스트> 등에서 특종 제조기로 이름을 날리고, 퓰리처상을 받아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는 “나는 세금을 내고 자립 능력이 있는 미국인이지만, 단지 제대로 된 문서(법적 권리)를 갖고 있지 못했을 뿐이었다”고 항변하며, “법을 어긴 것은 유감이지만, 때때로 (잘못된) 법은 깨질 수도 있고, 필요하면 고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단체를 통해 말 그대로 ‘아메리칸’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계획이다.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인 미국에서 1100만명이나 되는 사람이 합법적 체류 신분을 갖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법’이란 낙인을 달고 살아야 하는 현실, 불법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주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돌을 던지겠다는 것이다.
바르가스의 이민법 개혁 운동 동참에 이민단체 활동가들은 환영의 뜻을 보냈다. 전국이민법센터(NILC)의 타일러 모런 정책국장은 “바르가스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와서 이제 법적 신분을 얻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라며 “그는 반이민 단체들이 만들어낸 추악한 논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가스를 비롯한 이민법 개혁 운동 활동가들이 현재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안은 ‘드림 법안’(Dream Act)의 조속한 통과다. 이 법은 바르가스처럼 어린 시절 미국으로 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에게는 영주권을 주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경제 위기 등으로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면서 2012년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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