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지속땐 달러 풀 수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3차 양적완화 조처 가능성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13일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최근의 경기둔화 양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경기가 계속 둔화하고 물가 상승률이 현저히 낮은 상태를 보일 경우 연준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부양을 위해 연준이 검토하고 있는 조처는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이른바 양적완화 조처와 은행의 지급준비금에 대한 금리를 낮추는 것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초저금리 기조를 얼마나 더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연준이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는 것도 경기부양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직후 총 1조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한 이후 지난해 11월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나서 올해 6월 말까지 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강하게 압박해온 미국은 국제적인 환율전쟁 가운데 2차 양적완화 조처를 단행하면서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가져오고 있다는 신흥국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버냉키는 경기 조정 국면이 끝나는 하반기엔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입장을 견지했지만, 지난 6월에 비하면 성장세 반등에 대한 확신이 약해졌다는 인상을 풍겼다. 당시엔 추가 양적완화 조처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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