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 부채상한 협상 싸고 언론들 둘로 갈려

등록 2011-07-14 22:35

월스트리트저널은 증세반대
“부자감세, 중산층까지 여파”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안 반대하는 공화당 비판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맞서고 있는 국가부채 상한조정 협상의 핵심은 결국 부자 증세 및 중산층·서민층의 복지혜택 축소 여부 문제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3대 일간지는 13일(현지시각) 일제히 사설을 통해 서로 상반된 시각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공화당이 미국의 강한 국가신용 등급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부유층 감세 혜택 중단을 포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채 상한 방안을 반대하는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은 협상 과정에서 줄곧 경제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이득이 협상의 핵심 전략이었다”고 공격했다. 또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지난 12일 ‘부채 상한은 (오바마) 대통령의 문제’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마치 오바마 혼자 세금을 깎고, 전쟁을 일으키고, 메디케어(노인 무상의료 복지제도)를 확충하고, 월스트리트에 구제금융을 퍼준 것처럼 말한다”며 “공화당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세금 인상에 대한 분명한 반대기조를 밝히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으로 하여금 선거 공약을 뒤엎는 ‘세금인상’이냐, 아니면 ‘정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비난을 뒤집어쓰느냐라는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채무 상한 협상 시한(8월2일)이 다가올수록 정부 서비스를 줄여나갈 것이고, 국민들의 고통이 심하면 심할수록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우리는 재정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 없는 복지 개혁을 더 선호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자기 고집만 계속 내세운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부채 상한 초과(디폴트)라는 정치적 자살행위를 공화당이 막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함께 이날 1면 기사를 통해 “(부유층 감세 혜택 중단안이 포함된) 부채 상한 협상이 타결돼도 세금 인상 여파가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에 크게 미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해 부자들에게만 세금을 걷을 수 없고, 서민들의 복지 프로그램도 대폭 삭감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미 정부가 2012년부터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부자들에 대한 감세 혜택을 폐지하더라도 10년간 추가 세수는 7000억달러에 그친다. 반면, 경기가 이처럼 더디게 회복된다면 10년 뒤 재정 적자 규모는 10조달러에 이른다. 이 부담을 온전히 부자들에게만 떠넘길 경우 정치적으로 감당이 안 되는데다 부가가치 창출 의욕을 꺾고 탈세나 해외도피 등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무모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 사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고통 분담을 요구하며 민주당과 공화당을 동시에 압박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며 타협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두 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보수주의자들은 세금인상안을 포함한 ‘기브 앤 테이크’ 방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 비판의 무게중심은 공화당 쪽에 좀더 실었다. 이 신문이 지난 7~10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74%가 국가 부채 상한을 올리지 않아 일어나는 정부 디폴트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