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청 비판여론 확산에 FBI도 미디어그룹 조사 나서
* 미디어그룹 : 뉴스코퍼레이션
* 미디어그룹 : 뉴스코퍼레이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의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휴대전화 도청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갔다. 불법도청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면서, 결국 영국 <뉴스 오브 더 월드>의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의 리베카 브룩스 최고경영자가 사임했다.
연방수사국 당국자는 14일(현지시각) “9·11 희생자 가족들에 대해 이뤄졌다는 (도청을 포함한) 여러 의혹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뉴스 오브 더 월드>가 9·11 테러 희생자들의 전화 데이터도 수집하려고 했다는 영국 <데일리미러>의 최근 보도 이후, 미 상원 상무위원회의 제이 록펠러 위원장은 에릭 홀더 법무장관에게 연방수사국의 조사를 요구했다.
머독 회장은 그러나 15일 자신이 소유한 뉴스코프의 자회사인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만간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머독 회장은 이번 ‘도청 타격’에 대해 “극복 못할 만한 위기가 아니다”라며 “뉴스코프 쪽이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스코프의 최고운영부책임자이자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BSkyB)의 비상임 회장직을 맡고 있는 자신의 아들 제임스가 이번 사건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이번 건으로 언론사 몇 곳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뉴스코프가 영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신문사를 모두 매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불법도청 파문은 <뉴스 오브 더 월드> 폐간, <스카이> 완전인수 포기에 이어 머독이 강한 신뢰를 보내왔던 브룩스 사임까지 불러오게 됐다. 브룩스는 이날 “상처받은 이들에 대해 깊은 책임을 느낀다”는 내용의 성명을 통해 사임 뜻을 밝혔다. 뉴스코프는 브룩스의 사임과는 별도로 이번 주말께 영국 언론에 “<뉴스 오브 더 월드>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은 광고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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