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 지명자
공화 조지 아이색슨 의원
개인적 인연에 ‘구명활동’
청문회 1주일만에 처리
개인적 인연에 ‘구명활동’
청문회 1주일만에 처리
미국 의회가 웬디 셔먼(사진) 국무부 정무차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처리했다. 공화당의 반대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됐던 셔먼 지명자의 인준이, 청문회가 열린 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것은 그의 어머니와 절친했던 한 공화당 상원의원의 ‘구명 활동’이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셔먼 차관 지명자의 인준안은 13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13 대 6으로 통과된 뒤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됐다. 그러나 그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지난 7일 끝난 직후에도 그가 상원의 인준을 받을 수 있을지는 상당히 불투명한 상태였다. 심지어 그가 인준을 받지 못한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퍼지면서 미 국무부가 다른 후보자를 물색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정책 조정관을 지내면서 북한에 대한 유화정책을 주도했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중국 기업을 위해 일했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공화당 계열의 상원의원이 상당한 거부감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셔먼 내정자의 예상 밖 조속 인준과 관련해,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셔먼 집안’과 30년간 인연을 맺어온 조지 아이색슨(공화·조지아주) 상원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인준을 막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지난 2005년 사망한 셔먼 지명자의 모친인 미리엄 셔먼은 70,80년대 아이색슨 의원이 조지아주 매리에타에서 운영하던 부동산 관련업체 ‘노스사이드 리얼티’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색슨 의원은 당시 셔먼 내정자도 만난 적이 있었으며, 어머니와 여러 면에서 닮은 셔먼 내정자를 높이 평가해 그의 인준을 위해 ‘로비’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다.
제임스 인포프(공화. 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나는 상원 외교위 표결에서 셔먼의원의 인준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그러나 친구인 아이색슨 의원의 요청으로 (본회의에서는) 찬성했다”고 말했다.
국무부 서열 3위가 되는 셔먼 신임 차관은 중동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빌 번즈 부장관과 역할을 분담해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문제를 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셔먼 차관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어 향후 북한 정책에서 분명한 영향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셔먼 차관은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대북 대화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제재와 협상이라는 두 가지 수단을 모두 사용하는 ‘채찍과 당근’을 언급한 바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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