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주 60대 남성
다리 부러진채 8㎞ 이동
다리 부러진채 8㎞ 이동
미국 중서부 유타주 사막 한복판에서 홀로 여행을 하던 중 다리가 부러진 60대 남성이 자신의 자동차가 있는 곳까지 나흘간 기어온 끝에 무사히 구조돼 화제다.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에이머스 웨인 리처즈(64)는 지난 8일 유타주의 캐니언랜드 국립공원에서 길이 없는 곳으로 혼자 하이킹을 떠났다가 발을 헛디뎌 3m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사방 천지 황무지뿐인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탈구된 어깨는 직접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발목을 심하게 다쳐 한 발짝도 내디딜 수가 없었다. 휴대전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먹을 것은 초코바 2개뿐.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때 그는 여행을 떠나기 전 본 영화 <127시간>을 떠올렸다. 자신이 곤경에 빠진 곳과 같은 장소인 블루존 캐니언에서 홀로 등반에 나섰다가 암벽에 떨어져 팔이 바위틈에 끼여 빠지지 않자, 닷새가 지난 뒤 갖고 있던 칼로 팔을 자르고 그곳을 빠져나와 구조된 산악인 에런 랠스턴의 2003년 실화를 담은 영화다.
리처즈도 가만히 앉아서 구조를 기다리기보단, 자신의 자동차를 세워둔 곳까지 기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엎드린 채로 휴대용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해 방향을 잡아가며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한여름이나 한겨울이 아닌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늘 하나 없는 사막의 낮기온은 27℃까지 올라갔고, 밤에는 15℃까지 떨어졌다. 잠시 지나는 소나기가 내릴 때마다 수통에 빗물을 채워 목을 축였다. 그가 나흘 동안 기어간 거리는 고작 8㎞였다.
캐니언랜드 국립공원 관리소가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고, 나흘 만에 헬리콥터가 그가 있는 곳 근처까지 다가왔다. 그는 카메라의 플래시를 깜박여 자신의 위치를 알렸고, 구조됐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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