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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어맨다 녹스의 ‘섹스 스릴러’ 그 결말은?

등록 2011-09-30 20:14수정 2011-10-01 17:25

어맨다 녹스
어맨다 녹스
룸메이트 살해 혐의로 이탈리아 법원서 26년형
청순-악녀 이미지 공존…미국선 ‘구명 운동’도
드라마·영화 제작키로…2년 끈 항소심 3일 선고
그룹섹스를 거부한 룸메이트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이탈리아 감옥에 수감중인 어맨다 녹스(24·사진)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오는 3일로 다가오며 미국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애틀 워싱턴대 학생이던 녹스는 이탈리아 페루자로 연수를 왔다가 지난 2007년 11월 룸메이트인 영국인 유학생 메레디스 커처에게 자신의 이탈리아 남자친구인 라파엘레 솔레치토, 그리고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마약거래상 루디 헤르만 궤드 등과 같이 그룹섹스를 할 것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얼마 뒤 마약에 취한 채 커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커처는 녹스와 함께 쓰는 방의 침대 아래에서 반라 차림의 목 잘린 시체로 발견됐다.

이탈리아 법원은 지난 2009년 1심에서 녹스의 유죄를 인정하고 26년형을, 사건 당시 녹스와 같이 있었던 남자친구 솔레치토에게 25년형을, 그리고 커처가 숨지기 전에 커처를 성폭행한 궤드에게는 30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그러나 녹스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항소해 이후 법정 다툼이 지난 2년간 계속됐다.

검찰은 솔레치토의 집에서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발견했으며 이 칼날에서 숨진 커처의 디엔에이(DNA)가, 손잡이 부분에선 녹스의 디엔에이가 나온 것을 중요한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조사에선 칼날에 커처의 혈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 변호인은 현재 무기징역과 무죄석방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사건은 살인, 섹스, 미스테리, 법정 다툼, 그리고 녹스가 청순가련형과 악녀의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뛰어난 미인이라는 점 등 할리우드 추리영화의 소재를 모두 지녔다. 게다가 이탈리아의 사법체계나 경찰수사를 불신하는 일부 미국인들은 녹스를 이국 땅에서 살인 누명을 쓴 가련한 여인으로 보고 인터넷 등을 통해 구명운동과 변호사 비용을 위한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녹스가 이탈리아 법정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그리스 신화를 인용하면서 “저는 결백합니다”라고 말한 인상적인 장면이 미 전역에 중계돼 더욱 관심을 끌게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녹스가 커처의 사망 사실을 안 직후에도 남자친구와 쇼핑을 다니고, 법정에서 변호인의 농담섞인 비유에 미소를 짓는 장면 등을 내보내며 ‘악녀’의 이미지로 부각되는 등 말 그대로 ‘두 얼굴의 여인’으로 언론에 비춰지고 있다. 검찰은 녹스를 “언론을 이용할 줄 아는 ‘천사의 탈을 쓴 마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항소심이 진행되는 최근 미국 방송에서 녹스 사건은 ‘마이클 잭슨 사망 사건’ 다음으로 자주 등장하며 녹스가 이탈리아 감옥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등이 상세히 보도될 정도로 과도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녹스의 부모와 언니는 텔레비전 토크쇼 등에서 적극적으로 녹스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아직 최종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사건을 다룬 책이 출판되고, 미국에선 텔레비전 미니시리즈와 영화 제작이 결정됐다. 유죄여부를 두고 온 미국인을 달궜던 미식축구 스타 오제이 심슨 사건, ‘파티맘’ 케이시 앤소니 사건처럼, 이번 사건 역시 미디어 과잉인 미국 문화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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