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왼쪽)과 루퍼트 머독.
버핏, 머독과 ‘세금 전쟁’
머독 소유 WSJ “버핏, 소득 밝히라” 공격에 “같이 하자” 반격
머독 소유 WSJ “버핏, 소득 밝히라” 공격에 “같이 하자” 반격
‘슈퍼 부자’ 증세를 주창했던 금융투자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 “루퍼트 머독이 함께 한다면 기쁘게 내 세금신고(소득신고)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보수적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이 버핏에게 “세금공제 내역을 공개해 미국인들을 교육시키라”고 비아냥댄 데 대한 대답이다. 머독은 세계 최대의 언론재벌이며, 이 신문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버핏은 4일 격주간 경제지 <포천>이 연 ‘가장 강력한 여성 정상회의’에서 “만약 <월스트리트저널>이 그들의 보스인 루퍼트 머독에게 내 제안대로 하자고 요구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그러면 그와 나는 <포천>에 세금신고 내역을 넘겨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일 아침이면 나는 이를 공개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슈퍼부자들에 대한 증세를 요구한 그의 <뉴욕타임스> 기고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른바 ‘버핏세’ 법안 발표로 이어졌는데, 공화당 등 보수진영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주 사설에서 “버핏이 자선 기부를 통해 상당한 세금 공제를 받았는데,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은 그 세부 내역을 보고 싶어한다”며 “버핏의 회사에 연락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썼다. 공화당의 텍사스주 상원의원인 존 코닌도 지난주 “버핏의 세금신고는 대중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라며 공개를 요구했다.
지난 3월 <포천>에 따르면, 버핏은 500억달러(60조원)의 재산을 가진 세계 세번째 부자이며,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소유한 머독은 76억달러(9조1200억원)로 122위의 부자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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