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컬리는 잡스가 애플로 끌어들였으나 2년 뒤 권력 투쟁한 인물
동업자이자 경쟁자였던 빌 게이츠 “그와 일한 건 행운”
공동 창업자 워즈니액 “강한 지도자가 아닌 좋은 친구”
동업자이자 경쟁자였던 빌 게이츠 “그와 일한 건 행운”
공동 창업자 워즈니액 “강한 지도자가 아닌 좋은 친구”
생전에 스티브 잡스와 사랑하고 경쟁했던 세 사람, 존 스컬리와 빌 게이츠, 스티브 워즈니액의 그에 대한 애도와 회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1985년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를 쫓아내 그에게 ‘사랑과 상실’의 의미를 생각케 만들었던 존 스컬리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최고의 CEO, 그 이상이었다”고 애도했다. 그는 “잡스는 생전에 우리 인간들의 생활에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게 하는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는 결코 돈에 열중하거나 자신의 인생을 소유한 것들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컬리는 이어 “세계는 기술을 마술로 바꾼 명석한 천재로 스티브 잡스를 기억할 것”이라며 “스티브는 그가 디자인한 아름다운 제품들을 통해 우리 안에 항상 살아 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세계의 지도자는 세상을 떠났지만 지도자로서 그가 남긴 교훈은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스컬리를 애플에 끌어들인 것은 잡스였다. 1983년 잡스는 펩시의 부사장으로 있던 스컬리에게 “평생 아이들에게 설탕물을 팔 거냐? 아니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으냐”라고 설득해 그를 애플에 영입했다. 그러나 스컬리는 2년 뒤인 1985년 권력투쟁을 벌여 잡스를 애플에서 몰아냈다.
평생 잡스의 최대 경쟁자이자 친구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 빌 게이츠는 “그와 일할 수 있어 정말 행운이었고, 미치도록 대단한 명예였다”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또 “스티브와 30여 년 전 처음 만나 서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동료이자 경쟁자, 친구로 지내왔다”며 “그가 무척이나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동갑내기인 잡스와 게이츠는 1970년대와 1980년대 퍼스널 컴퓨터의 초기 개발시대의 쌍두마차였다. 정보기술(IT) 업계의 두 거인은 20대 초반부터 30년이 넘는 인연을 이어왔다. 둘 사이는 어떤 때는 협력자였고 어떤 때는 경쟁자였다.
둘 사이에는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았다. 게이츠는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 잡스도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중퇴하고 정보기술 회사를 창업한 것도 같았다. 하버드대를 중퇴한 게이츠는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리드대를 그만둔 잡스는 1976년 애플을 세웠다. 그리고 게이츠는 윈도를, 잡스는 아이팟,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를 내놔 컴퓨터 혁명을 이끌었다.
처음에 둘은 친구이자 동업자였다. 잡스가 개발한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에 깔린 소프트웨어는 게이츠의 작품이었다. 둘이 손을 잡은 매킨토시는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게이츠가 윈도를 만들어내자 매킨토시는 ‘주류’에서 밀려났다. 이때부터 둘은 길이 갈렸고, 치열한 경쟁자로 바뀌었다. 잡스는 아이디어와 혁신에서 앞섰지만 게이츠는 마케팅과 상용화에서 뛰어났다.
둘은 때로 충돌하기도 했다. 1985년 게이츠는 “(잡스의 고집 때문에) 애플은 다른 회사와 협력이 어렵다”며 “정보기술 분야에서 협업이 아주 중요한데 그 점에서 내가 (잡스보다) 낫다”고 말했다. 애플에서 쫓겨나 넥스트스텝이라는 회사를 차린 잡스는 198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의 성공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1993년엔 게이츠를 “무덤 속의 부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20년 동안은 게이츠가 시종 앞서나갔다. 그러나 1997년 잡스가 애플에 돌아온 뒤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잡스와 애플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08년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은퇴하면서 둘 사이의 경쟁은 1막을 내렸고, 잡스의 죽음으로 이제 역사가 되고 말았다. 스티브 잡스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애플의 공동 창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액(61)은 잡스의 죽음에 대해 “완전히 두려움에 휩싸이고 충격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그의 사망 소식은 비틀스의 존 레넌과 존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마틴 루터 킹의 암살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라고 <블룸버그TV>에서 말했다. 그는 “잡스는 멋진 친구였다”며 “첨단기술을 알고 이해했으며 우리는 그 시대의 철학, 즉 반문화(카운터컬처)와 히피 등을 논하고 함께 음악회를 가곤 했다”고 회상했다. 두 스티브는 1976년 4월1일 애플을 창업했으며 이듬해 애플Ⅱ를 개발해 개인컴퓨터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워즈니액은 “사람들은 그가 창조한 위대한 제품들 속에서 영원히 스티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피>(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잡스가 강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지만 나에게는 매우 친절한, 좋은 친구였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 눈물을 흘렸다. 그는 “잡스가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난 뒤 ‘40살 이전에 죽을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로 인해 잡스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서둘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워즈니액은 “최근 그와 통화를 하면서 목소리가 너무 약해 겁이 덜컥 났다”며 “그의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둘은 때로 충돌하기도 했다. 1985년 게이츠는 “(잡스의 고집 때문에) 애플은 다른 회사와 협력이 어렵다”며 “정보기술 분야에서 협업이 아주 중요한데 그 점에서 내가 (잡스보다) 낫다”고 말했다. 애플에서 쫓겨나 넥스트스텝이라는 회사를 차린 잡스는 198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의 성공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1993년엔 게이츠를 “무덤 속의 부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20년 동안은 게이츠가 시종 앞서나갔다. 그러나 1997년 잡스가 애플에 돌아온 뒤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잡스와 애플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08년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은퇴하면서 둘 사이의 경쟁은 1막을 내렸고, 잡스의 죽음으로 이제 역사가 되고 말았다. 스티브 잡스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애플의 공동 창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액(61)은 잡스의 죽음에 대해 “완전히 두려움에 휩싸이고 충격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그의 사망 소식은 비틀스의 존 레넌과 존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마틴 루터 킹의 암살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라고 <블룸버그TV>에서 말했다. 그는 “잡스는 멋진 친구였다”며 “첨단기술을 알고 이해했으며 우리는 그 시대의 철학, 즉 반문화(카운터컬처)와 히피 등을 논하고 함께 음악회를 가곤 했다”고 회상했다. 두 스티브는 1976년 4월1일 애플을 창업했으며 이듬해 애플Ⅱ를 개발해 개인컴퓨터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워즈니액은 “사람들은 그가 창조한 위대한 제품들 속에서 영원히 스티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피>(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잡스가 강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지만 나에게는 매우 친절한, 좋은 친구였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 눈물을 흘렸다. 그는 “잡스가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난 뒤 ‘40살 이전에 죽을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로 인해 잡스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서둘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워즈니액은 “최근 그와 통화를 하면서 목소리가 너무 약해 겁이 덜컥 났다”며 “그의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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