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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월가 시위는 미국인의 분노 표출”

등록 2011-10-07 20:48수정 2011-10-07 22:37

백악관 회견서 처음 언급
공화당 겨냥 정치쟁점화
시위대 “오바마도 싫다”
워싱턴선 ‘DC 점령’ 시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6일(현지시각) 수도 워싱턴 디시(D.C.)를 비롯한 미국 내 20여개 도시의 집회로 이어지며 전역으로 번졌다. 3주째 계속되는 ‘월가 시위’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시위에 대해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처음으로 언급해 정치쟁점으로 부각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 ‘일자리 창출법안’의 신속한 의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월가 시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시위대들이 분노하는 것은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또 공화당은 (금융) 개혁에서 후퇴하라고 한다”고 말해 금융 개혁에 반대하는 금융권과 공화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은 시위대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이를 금융 개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반면 공화당은 이번 시위로 반공화당 정서의 확산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는 시위대가 ‘계급투쟁’ 위협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피자 체인 창업자 출신으로 역시 대선 주자인 허먼 케인은 “백악관이 비밀리에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가 2009년 보수주의 유권자들이 은행과 자동차 업계에 대한 구제금융에 반발해 티파티 운동을 벌였던 것처럼 이번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좌파 티파티 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공화당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도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이날 워싱턴 시위에서는 시위대들이 백악관을 향해 “월스트리트 백악관은 이제 그만”,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외쳤다. 로비단체 사무실이 밀집한 케이(K)가 인근 맥퍼슨 광장에서 밤샘시위에 들어간 ‘디시를 점령하라’ 시위대의 총회 소집을 맡은 레그바 카르포(29·전직 교사)는 “우리는 2개의 악을 갖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며 “우리는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노동계도 전날 뉴욕 시위에 적극 동참한 데 이어 이날도 미국과 캐나다의 서비스 산별노조인 국제서비스노조가 시위 동참 의사를 밝혔다. 노동계에선 이번 시위가 그동안 대중과 멀어지던 노동운동을 다시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은근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날 시위는 보스턴, 필라델피아, 시카고, 휴스턴, 세인트루이스,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이르기까지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1000여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도시마다 모여 금융권 개혁과 빈부격차 해소를 주장했다. 뉴욕 ‘월가 시위’를 본뜬 ‘디시를 점령하라’ 시위는 이날 오전부터 1000여명의 군중이 참가한 가운데 백악관 인근 ‘프리덤 광장’에서 진행됐다. 특히 이날 시위는 전세계 언론사들이 입주해 있는 내셔널프레스빌딩 옆에서 열려 미국 언론은 물론 유럽, 중국, 일본, 스페인 등 많은 외신 기자들이 시위를 취재했다. ‘우리는 99%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등을 입은 시위대는 광장 행사를 마친 뒤 연방정부 청사가 밀집한 거리로 행진을 벌였다. 행진이 끝난 뒤, 맥퍼슨 광장으로 집결한 이들은 이곳에서 향후 ‘디시를 점령하라’ 시위의 계획과 야영 규칙, 대표 슬로건 등을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토론을 하며 하나씩 하나씩 결정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0여명의 시위대가 도심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이 중 11명은 뱅크오브아메리카 건물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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