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크먼-페리-케인 ‘반짝 1위’
현실적으로 롬니 우세하지만
모르몬교·일부 진보정책 우려
현실적으로 롬니 우세하지만
모르몬교·일부 진보정책 우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공화당 경선전이 뚜렷한 후보가 부각되지 않은 채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월 아이오와주 대선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 공화당 대선전은 두달여의 짧은 기간 동안 여러 후보가 여론조사 1위로 ‘반짝’ 떠올랐다 가라앉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주 하원의원, 릭 페리 텍사스주 지사, 그리고 최근엔 허먼 케인 갓파더스피자 전 최고경영자(CEO)가 뒤를 잇고 있다.
7명의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18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엔엔>(CNN) 방송 주최로 예비후보 토론회를 열고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토론회를 앞두고 실시한 <시엔엔> 여론조사에서 케인은 34%의 지지를 얻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지사(29%)와 페리 지사(13%)를 제쳤다. 후발주자에다 흑인인 케인은 애초 경선에서 눈에 띄지 않다가 페리 지사가 토론회를 거치면서 뒤로 밀리자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기업 최고경영자로 성장한 개인이력, 미국의 연방 소득세, 법인세, 판매세 비율을 모두 9%로 정하는 ‘9-9-9’ 제도 등이 감세를 주창하는 공화당 지지층으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설 때, 같은 흑인이라는 점이 본선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공화당 지지층의 전략적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화당 경선이 혼전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가장 유력한 주자인 롬니 전 지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롬니 전 지사는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인정하는 모르몬교도인데다 과거 의료보험, 낙태 등의 문제에서 진보적 입장을 나타낸 점 등이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를 얻는 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롬니가 오바마를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퍼져 있다. 그래서 롬니 전 지사의 대안을 계속 찾고 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주소다.
그러나 ‘일곱 난쟁이’의 다툼처럼 비치는 공화당 경선전이 결국은 조직과 자금력에서 다른 주자들을 능가하는 롬니 전 지사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케인이 1위를 차지한 <시엔엔> 조사에서도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와 관련한 질문에선 롬니 전 지사가 51%의 지지를 얻어 케인 시이오(18%)와 페리 지사(14%)를 크게 압도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판세를 입증하듯 후보들의 공격이 롬니 전 지사와 케인 전 시이오에게 집중됐다. 페리 지사는 토론회가 시작되자, 불법이민을 반대하는 롬니 전 지사를 향해 과거 불법이민자에게 잔디깎기를 맡긴 점 등을 거론하며 “위선자”라고 공격했다. 케인 시이오에 대해선 그의 9-9-9 정책이 결국 미국민 대부분의 세금을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다른 주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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