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효과 50%…“한해 수십만 구명”
해마다 전세계에서 7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말라리아를 50% 예방하는 백신이 처음으로 개발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18일 영국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글락소)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말라리아 토론회에서 “말라리아 백신 개발의 마지막 단계의 첫번째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이 백신의 발명으로 현재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치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약학 전문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도 발표됐다.
1년 동안의 임상 실험 결과, 3차례 백신을 맞은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걸린 비율은 맞지 않은 아이들의 절반이었다. 이번 연구는 2009년부터 부르키나파소, 가봉, 가나 등 아프리카 7개국에서 17개월~5살 사이 아이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빌-멜린다 재단을 통해 이번 연구에 17억5000만 달러를 기부한 빌 게이츠는 “말라리아에 맞선 싸움의 거대한 이정표”라며 “이번 연구로 수백만명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수천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실험 등이 필요해 이 백신은 일러야 2015년에나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의 아프리카 선임 연구자인 시리 아그베니에가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고 말했다. 말라리아에 가장 취약한 6~12주의 갓난 아기들에 대한 연구 결과는 내년쯤 나올 예정이다.
50%의 예방효과는 사실 다른 질병의 백신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만 해도 엄청난 발전이라며 수십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말라리아는 2000년대 이후에도 해마다 전세계에서 7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그 가운데 90% 이상이 아프리카의 아이들과 임신부들이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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