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 동물농장주
자살하면서 맹수들 풀어줘
경찰, 사자·호랑이·곰 몰살
자살하면서 맹수들 풀어줘
경찰, 사자·호랑이·곰 몰살
맹수들은 우리에서 풀려나 잠깐 동안의 자유를 누렸다. 그러나 맹수들에게 인간 세상에서의 자유는 너무 위험한 호사였다.
18일 오후 미국 오하이오 제인스빌의 ‘머스킹엄 카운티 동물농장’의 주인인 테리 톰슨이 자택 진입로에서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당시 그의 동물농장의 우리 문과 울타리 문은 모두 열려 있었다. 풀려난 사자와 호랑이, 곰, 원숭이 등 56마리의 동물들이 농장 안팎에서 어슬렁거렸다. 이를 발견한 이웃들은 즉시 911로 신고했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19일 경찰은 원숭이 한 마리만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에서 풀려난 56마리의 동물 가운데 49마리는 농장 안과 주변 숲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현장에 온 톰슨 부인의 간절한 만류도 소용없었다. 사살된 동물 가운데는 벵갈 호랑이 18마리, 사자 17마리, 흑곰 6마리, 회색곰 2마리가 포함됐다. 다행히도 표범 3마리와 회색곰 1마리, 원숭이 2마리 등 6마리는 사로잡혀 가까운 콜럼버스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을 지휘한 맷 러츠 보안관은 “동물들보다 사람들의 안전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18일 어두워지면서부터는 동물들을 쏴죽이라고 지시했다”며 “그들은 애완용 동물이 아니라 무게가 300파운드(136㎏)나 나가는 맹수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부하 경찰들이 맹수를 다루는 데 익숙지 않았고, 진정제 총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톰슨은 지난해 불법무기 소지와 판매죄로 교도소에서 1년 징역을 살고 3주 전에 나왔다. 경찰은 교도소에 가 있는 동안 가족과 친구로부터 멀어진 톰슨이 자신이 사랑하던 동물들을 풀어주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톰슨의 친구 퀜틴 크라우스쿠프는 “그는 동물을 정말 사랑했다”며 “사살될 것을 예상했을 텐데, 왜 풀어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강남 노른자위 그린벨트만 ‘콕콕’…대통령이 훼손 앞장
■ ‘연회비 1억 피부과’ 나경원 “딸때문에…”
■ ‘나만 빼놓고’…집단자살 막은 따돌림?
■ 장원준은 막고 이대호는 쏘고
■ 새 옷 입은 i30…소형차시장 공략 ‘시동’
■ ‘연회비 1억 피부과’ 나경원 “딸때문에…”
■ ‘나만 빼놓고’…집단자살 막은 따돌림?
■ 장원준은 막고 이대호는 쏘고
■ 새 옷 입은 i30…소형차시장 공략 ‘시동’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