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등 적극 활용…오바마와 ‘뉴미디어 대선’ 맞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일자리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공격하는 생방송 장면이 에릭 캔터 미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사무실의 텔레비전 화면에 비치자, 캔터 원내대표의 사무실에서 소셜미디어를 담당하는 브래드 데이스프링은 곧바로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려 짧은 반박문을 적어 나갔다. 캔터 원내대표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퍼져 나간 이 반박이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전해진 건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 전이었다.
공화당이 변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트위터 팔로어는 130만명으로 민주당(60만명)의 배를 넘는다.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의 아침 회의에는 커뮤니케이션 담당 보좌관들이 트위터와 블로그에 무엇을 올릴 것인지 논의한다. 베이너 의장 대변인실의 돈 세이모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이메일과 트위터용으로 쓰이는 2대의 컴퓨터와 아이패드를 동시에 관리한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대응해야 할 내용이 나오면 이 디지털 기기들은 즉시 작동한다.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는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블랙베리 등에 능수능란했다. 오바마 진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치자금과 자원봉사자를 모았고, ‘체인지’ 메시지를 전파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이런 ‘디지털 신무기’ 앞에 무력했다. 대선 패배 이후, 당시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뉴미디어의 잠재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의원들의 유튜브, 트위터 사용을 적극 장려했다. 이후 2년여, 이제 뉴미디어는 공화당의 주요한 여론 확산 도구가 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이런 변신에 대해 민주당은 “공화당의 가장 큰 목표는 소셜미디어 메시지로 정치부 기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것”이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1000만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고, ‘무브온’, ‘싱크 프로그레스’ 등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 단체들이 뉴미디어 분야에선 여전히 공화당보다 목소리나 영향력이 더 크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에서는 텔레비전 정치광고, 이메일 홍보보다 트위터가 더 맹위를 떨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앤드류 라지에즈 ‘퍼스널 디모크라시 미디어’ 설립자는 “양당이 소셜미디어로 맞대결하는 첫번째 선거가 될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만 가졌던 탱크를 이젠 공화당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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