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 숨지게 도운 미 의사 유품…소유권 소송 탓 썰렁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 130여명의 자살을 도운 일명 ‘죽음의 의사’ 잭 케보키언(1928~2011)의 ‘자살기계’와 그림 등 유품 경매가 열렸으나, 썰렁함을 면치 못했다. 이 유품들의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 탓이다.
28일 뉴욕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경매에서 케보키언이 제작한, 악명높은 자살기계 ‘새너트론’은 충분한 입찰가가 나오지 않아 경매가 취소됐다. 케보키언 재산 상속인 쪽의 레스터 터는 “애초 이 자살기계의 예상가격은 10만~20만 달러였으나, 실제로는 6만5000달러가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케보키언의 유일한 상속인은 조카딸 애버 재너스 오브 트로이다.
또 그의 피 1파인트(568ml)로 그려진 그림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포함한 17점의 그림은 모두 250만~350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그림들은 모두 사진으로만 전시됐다. 현재 이를 보관하고 있는 매사추세츠주의 ‘아르메니안 도서관&미국 박물관’(ALMA)에서 이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기부받았다고 주장하는 이 박물관과 그의 재산을 상속받았다고 주장하는 재산 상속인은 현재 소송중이다. 따라서 경매에서 유품을 구입하더라도 나중에 소유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집가들도 적극 경매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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