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살해’ 고국서 60년형 죗값
파나마의 전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77)가 미국에 의해 축출된 지 2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수감됐다.
12일 <에이피>(AP) 통신은 파나마와 프랑스 정부의 합의로 파리 감옥에 갇혀 있던 노리에가가 지난 11일 파나마로 송환됐다고 전했다. 노리에가는 1980년대에 쿠데타로 들어선 군부 주도 정부의 실권을 장악했으나 파나마운하 경영권 등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 끝에 1989년 12월 미군 침공으로 축출됐다. 노리에가는 이듬해 1월 미국에 투항해 미국 내 마약 밀매 혐의로 17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전쟁 포로로 특별대우를 받았으며, 텔레비전과 편의시설을 갖춘 주택에서 형기를 마쳤다. 2007년 9월 특별한 징역살이가 끝난 뒤 2010년 4월 프랑스로 송환돼 프랑스 은행을 통해 마약 자금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파리에서 감옥살이를 했다.
결국 프랑스가 ‘20년형 복역’을 조건으로, 노리에가를 파나마로 보냄에 따라 그는 파나마 집권 시절 정적들을 살해한 죄과를 치르며 여생을 보내게 됐다. 그는 파나마에서 결석재판을 통해 20년형을 세 차례나 선고받은 처지다. 게다가 파나마에서의 수감 생활은 미국에서보다 훨씬 더 팍팍할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 정부 관계자는 “노리에가가 레나세르 교도소에 수감됐다”며 “미국보다 훨씬 더 검박한 감방에 머물게 될 것이고, 다른 수형자들과 거의 비슷한 조건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여년 만에 귀국한 노리에가에 대해 파나마인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휴일 쇼핑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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