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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중, 실리 대신 ‘안방 다지기’ 택했다

등록 2012-02-19 21:08

시 부주석, 국가원수급 위상·대범함 과시…“성공” 자평
오바마, 중 인권·무역 불균형 제기…대선 표 확보 활용
시진핑 4박5일 방미 결산

17일 로스앤젤레스 방문을 끝으로 4박5일간의 일정을 끝낸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방미는 많은 화제를 낳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시 부주석의 방미를 각기 ‘국내정치용’으로 더 활용했다는 분석이 일고 있다.

시 부주석은 이번 방미에서 27년 전 잠시 머물렀던 아이오와의 농가를 방문하고, 엔비에이(NBA) 농구경기를 관람하는 등 미국을 향해 친근한 이미지를 심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시 부주석이 미국에서 보여준 행동은 대부분 중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철저히 짜여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기 대권을 이어받을 시 부주석이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을 줄줄이 만나면서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는 모습을 통해 시 부주석의 위상을 확립하고, 중국인들에게는 자존감을 높이게끔 했다는 것이다. 또 인권, 무역 불균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시 부주석은 맞대응하지 않고 “길이 어디에 있느냐고 감히 묻는다면, 길은 발 아래에 있네” 등과 같은 은유적 표현으로 미국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는데, 이 역시 미국인보다는 중국인에게 더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시 부주석은 17일 로스앤젤레스 고등학교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나의 미국 방문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 부주석의 방미를 국내정치에 활용한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 부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 인권 문제, 무역 불균형, 시리아 유엔 결의안 반대 문제 등을 빼놓지 않고 거론했다. 시 부주석과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한 조 바이든 부통령은 시 부주석과 함께하는 곳마다 중국 인권 문제, 무역 불균형 이야기를 쉬지 않고 반복했다. 이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값싼 공산품으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미국민들의 불만을 잘 아는 정치권이 ‘중국 때리기’가 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보잉사 공장을 방문해 “중국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한다면, 미국 노동자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말하면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8일 덩샤오핑과 장쩌민 주석도 방미 당시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음을 들면서 “이후 미-중 경제교류는 늘었지만, 양국의 기본적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며 “시 부주석이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향후 미-중의 불안한 관계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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