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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학교 관계자가 서툰 영어 조롱” 보복살해

등록 2012-04-03 20:58수정 2012-04-04 08:41

한국계 40대 미 대학서 총기난사 무차별 총격 왜?
오클랜드 경찰청장 회견
“올해초 학교서 쫓겨나며 학교와 학생에 감정 있어”
미국 오클랜드 오이코스신학대학에서 얼마 전까지 함께 수업을 듣던 학우들을 향해 2일(현지시각) 총을 쏜 고원일(43)씨는 학교를 그만둔 뒤 학교 관리자와 학우들에 대한 보복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하워드 조던 오클랜드 경찰청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태어난 고씨가 한 여성 관리자로부터 수업을 들을 때 서툰 영어 때문에 조롱을 받았던 것에 화가 나 있었다”며 “현장에 없던 그 관리자를 찾는 데 실패한 뒤 무작위로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씨가 올해 초 행동상의 문제들로 학교에서 쫓겨났고, 학교 관리자들과 몇몇 학생들에게 감정이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보복살해’로 규정한 것이다.

조던 청장은 “범행은 몇분 만에 끝났고 피해자들은 저항하거나 투항할 기회가 없었다”며 “계획적이고 냉혈한 같은 사형집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씨가 몇주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체포된 뒤 후회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반면, 무기를 버린 장소는 함구했다.

한국계 미국시민권자인 고씨는 전과기록이 없고, 차분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아버지가 살고 있는 오클랜드의 한 노인 전용 아파트의 관리인 오드리 윌리엄스는 현지 언론에 그를 가족유대가 끈끈하고 배려심 많은 아들로 묘사했다. 고씨는 2010년 무렵까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대형 한인마트에서 일했다. 당시 직원 일부는 고씨를 “조용하고 착한 사람”으로 기억했지만, 또다른 직원들은 “중남미계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해 일을 그만뒀다”고 전했다.

고씨는 마트를 그만둔 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오이코스대학의 간호대에 진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는 경찰 조사에서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이 나를 존중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자신과 말도 안 하는 등 차별대우를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고씨에게 겹친 여러 불행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미국 육군 하사로 복무하던 고씨의 동생은 지난해 훈련을 받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어머니는 오클랜드에 살다가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간 뒤 세상을 떠났다. 고씨는 오클랜드로 오기 전 버지니아주 헤이스에서 살았는데, 1300달러의 집세를 못내 아파트에서 쫓겨난 기록이 있다.

경찰은 고씨가 범행 당시 “뭔가에 취한 미친 사람 같았다”는 증언에 따라 고씨가 마약중독 상태였을 개연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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