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뉴욕 행사에 함께 등장
대리인 자처 선거자금 몰이 도와
친기업·인기 여전 ‘천군만마’ 구실
돌발 행동·전 대통령 지위 우려도
대리인 자처 선거자금 몰이 도와
친기업·인기 여전 ‘천군만마’ 구실
돌발 행동·전 대통령 지위 우려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4일 뉴욕 월가 부유층 사저와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 그리고 브로드웨이에서 잇따라 열린 행사에 나란히 나타났다. 헤지펀드 설립자 마크 라스리의 호화 저택 행사엔 50명의 부유층이 각자 4만달러씩을 내고 참석했다. 오바마 전용기로 함께 이동한 가수 본조비가 비틀즈의 ‘히어 컴즈 더 선’(Here comes the sun)을 부른 호텔 행사엔 500여명의 지지자들이 2500달러씩 냈다. 입장료가 250달러인 ‘버락을 위한 브로드웨이’라는 행사엔 170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날 모금한 선거자금은 360만달러(약 42억원)를 넘었다.
대중적 인기를 끄는 내세울 만한 ‘대리인’이 없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천군만마’를 얻었다.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오바마 재선 운동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실시된 갤럽 조사에서 오바마는 지지도 46%로 롬니와 동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도움이 절실하다.
클린턴은 4일 오바마를 한껏 치켜세우는 한편으로 롬니 후보를 맹렬하게 비판했다.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면서 “롬니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롬니는 유럽이 취하고 있는 긴축정책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누구도 대처할 수 없는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클린턴의 발언은 공화당 집권 시 초래될 결과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보다도 수위가 높았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앞으로 오바마 재선을 위해 ‘적극적 대리인’으로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클린턴과 오바마는 최근 몇년간 사이가 좋지 않았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가 클린턴의 아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꺾은 이후 앙금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오바마가 갖고 있지 못한 여러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클린턴은 민주당 출신으로는 드물게 월가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다, 공화당 정권이 물려준 막대한 재정적자를 재임 기간 중 흑자로 돌려놓는 등 경제 관리 능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의 정치적 유산 중 하나는 그가 민주당의 전통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친기업적 메시지를 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점은 최근 롬니의 베인캐피털 경영을 비판하면서 반기업적이라는 후폭풍을 맞은데다 지난주 발표된 저조한 고용성적표로 궁지에 몰린 오바마에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 캠프 일각에선 자기 주장이 강한 클린턴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우려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클린턴은 최근 인터뷰에서 베인캐피털과 관련해 “롬니가 우수한 기업 커리어를 보여줬다”고 말해, 베인캐피털 비판에 열을 올렸던 오바마 캠프를 당혹케했다.
일부에선 전직 대통령이 특정 후보의 대리인이 되는 것에 비판적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전직 대통령은 대리인이 되기보다는 중요 사안에 대해 성명을 내는 방식으로 개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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