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40주년 행사 가보니
도청장치 설치됐던 방서 기념식
우드워드·번스타인 기자 참석
당시 압박감 밝히자 기립박수
“오늘날도 정치권력 감시 절실” 11일 저녁, 미국 워싱턴 포토맥 강변에 위치한 워터게이트 빌딩에서 <워싱턴 포스트> 주최로 ‘워터게이트 40주년’ 행사가 열렸다. 1972년 6월17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비밀공작 요원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있던 워터게이트 호텔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실이 10월10일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1974년 8월 닉슨은 하야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했던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69)와 칼 번스타인(68)이 역사의 현장, 그곳에서 열린 행사장에 나타났다. 도청장치가 설치됐던 6층 방에는 닉슨 전 대통령 등 당시 관계자들의 초상화 전시가 열렸고, 파티 형식의 대담회가 열린 11층에는 언론인과 정·관계 인사 등 수백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당시 상원 워터게이트위원회 멤버였던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 공화당 하원의원으로 닉슨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윌러엄 코언 전 국방장관, 특별검사팀 일원이었던 벤 베니스테 등이 참석했다. 당시 도청장치 설치를 지시해 4개월여동안 감옥살이를 했던 에질 크로그 전 백악관 보좌관도 한자리에 앉았다. 40년 세월이 모두를 친구로 만들었다. 워터게이트를 폭로한 ‘딥 스로트’(내부 고발자)였던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2008년 사망했다. 이날 우드워드는 닉슨에 대해 “‘정적을 무찌르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한 그는 대통령직이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 같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사건은 욕조에 앉아 물을 틀어놓은 것처럼 조금씩 조금씩 더워졌기에 그 (뜨거운) 열에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느꼈던 압박감을 언급한 것이다. 코언 전 장관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지금도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면 돈, 권력, 비밀이 주요한 배경인데 현재 미국 정치에서 엄청난 돈과 무책임함이 정치권력을 압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가 “선거자금 기부자가 수백만달러를 후보자에게 제공한 뒤 어떤 혜택을 받는지에 대한 정보공개와 감시가 부실하다. 정말 위험한 일이다”고 지적하자 큰 박수가 쏟아졌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은 또 디지털시대의 사건취재와 관련해 “젊은 세대들은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을 요술 램프처럼 여기지만, 진실을 파헤치는 데 있어 취재원 등의 인적 요소와 팩트(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전통적 취재기법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당시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의 기사를 내보내도록 하는 결정을 내린 벤 브래들리 당시 편집국장을 단상으로 불러 환영하는 행사로 끝을 맺었다. 사회자는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을 ‘영웅’으로, 브래들리 국장을 ‘슈퍼 영웅’으로 부르며 그를 소개했다. 브래들리 국장이 단상으로 오를 때, 참석자 모두가 끝없이 이어지는 기립박수로 존경을 표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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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번스타인 기자 참석
당시 압박감 밝히자 기립박수
“오늘날도 정치권력 감시 절실” 11일 저녁, 미국 워싱턴 포토맥 강변에 위치한 워터게이트 빌딩에서 <워싱턴 포스트> 주최로 ‘워터게이트 40주년’ 행사가 열렸다. 1972년 6월17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비밀공작 요원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있던 워터게이트 호텔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실이 10월10일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1974년 8월 닉슨은 하야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했던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69)와 칼 번스타인(68)이 역사의 현장, 그곳에서 열린 행사장에 나타났다. 도청장치가 설치됐던 6층 방에는 닉슨 전 대통령 등 당시 관계자들의 초상화 전시가 열렸고, 파티 형식의 대담회가 열린 11층에는 언론인과 정·관계 인사 등 수백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당시 상원 워터게이트위원회 멤버였던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 공화당 하원의원으로 닉슨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윌러엄 코언 전 국방장관, 특별검사팀 일원이었던 벤 베니스테 등이 참석했다. 당시 도청장치 설치를 지시해 4개월여동안 감옥살이를 했던 에질 크로그 전 백악관 보좌관도 한자리에 앉았다. 40년 세월이 모두를 친구로 만들었다. 워터게이트를 폭로한 ‘딥 스로트’(내부 고발자)였던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2008년 사망했다. 이날 우드워드는 닉슨에 대해 “‘정적을 무찌르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한 그는 대통령직이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 같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사건은 욕조에 앉아 물을 틀어놓은 것처럼 조금씩 조금씩 더워졌기에 그 (뜨거운) 열에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느꼈던 압박감을 언급한 것이다. 코언 전 장관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지금도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면 돈, 권력, 비밀이 주요한 배경인데 현재 미국 정치에서 엄청난 돈과 무책임함이 정치권력을 압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가 “선거자금 기부자가 수백만달러를 후보자에게 제공한 뒤 어떤 혜택을 받는지에 대한 정보공개와 감시가 부실하다. 정말 위험한 일이다”고 지적하자 큰 박수가 쏟아졌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은 또 디지털시대의 사건취재와 관련해 “젊은 세대들은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을 요술 램프처럼 여기지만, 진실을 파헤치는 데 있어 취재원 등의 인적 요소와 팩트(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전통적 취재기법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당시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의 기사를 내보내도록 하는 결정을 내린 벤 브래들리 당시 편집국장을 단상으로 불러 환영하는 행사로 끝을 맺었다. 사회자는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을 ‘영웅’으로, 브래들리 국장을 ‘슈퍼 영웅’으로 부르며 그를 소개했다. 브래들리 국장이 단상으로 오를 때, 참석자 모두가 끝없이 이어지는 기립박수로 존경을 표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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